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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안부럽다. 판교밸리에 가보자!

하이거 2013. 7. 23. 15:46

구글이 안부럽다. 판교밸리에 가보자!

테크노밸리 복지 '깜짝'병원·스파·놀이방 등 열거도 힘든 기업도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입력 : 2013.07.20 05:16|]

    

판교 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엔씨소프트 R&D 센터. 8월 입주 예정이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 판교 테크노밸리의 한 IT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H. 구글 못지않게 훌륭한 사내 복지시설을 갖춘 테크노밸리 소식을 듣고 IT업체로 이직했다. 고급 피트니스 시설에 탁구대를 갖춘 카페테리아, 심지어 사내에서 킥보드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지난 1년 동안은 만족하며 회사를 다녔다. 답답한 사무실에 갇혀 사는 친구들에게도 늘 회사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회사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바로 옆에 입주하는 게임회사들의 사내 시설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다. 수영장에 찜질방 심지어는 병원까지 사내에 있단다. 자신의 회사를 '꿈의 직장'이라 자랑하던 동료들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 외국에서만 들었을 법한 사내복지시설까지. 때마침 새로옮긴 부서가 마음에 들지 않던 H씨에게 게임회사의 경력직 채용공고가 눈에 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꿈의 직장들이 들어선다. 저마다 최고의 복지를 기치로 내걸고 구글 따라잡기에 한창이다. 국내 최고의 온라인 게임회사에 걸맞은 연구개발 환경과 문화복지 환경을 갖춘 건물을 건립하겠다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가장 게임회사다운 게임회사를 만들겠다는 이은상 한게임 대표 등 게임업계 수장들의 욕심도 만만치 않다.

 

신분당선 판교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초대형 규모로 지어진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의 복지시설은 가히 구글에 비견할만하다. 피트니스센터와 스파, 찜질방, 병원, 놀이방, 실내체육관, 공연장 등 목록만 나열해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기업부설 병원인 '메디컬센터'에는 내과, 정형외과, 소아과 등이 주요 진료 과목으로 물리치료실, 방사선실까지 갖췄다. 의무실 정도 규모가 아닌 독립된 1차 진료기관으로서 오는 8월 입주할 2300명 엔씨소프트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질 예정이다. 3000에 달하는 휘트니스 센터와 스파, 찜질방도 갖췄다. 임직원 뿐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야근하는 직원의 배우자와 가족들이 운동과 찜질방을 이용하며 기다릴 수도 있다.

 

실내 체육관은 농구장 1개 코트 넓이로 구축했고 200여명이 수용 가능한 공연장도 있다. 어린이 보육 시설도 크게 늘렸다. 최대 200명까지 수용가능한 보육 시설 앞에는 금토천을 끼고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도 따로 조성했다.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다문화 카페 '엔씨카페'도 조성한다. 이 카페는 엔씨소프트에서 직접 운영하지 않고 성남시에서 운영을 맡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카페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시설과 장비 등을 지원하며 이주여성 21명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다문화 카페다. 카페 운영 수익은 취약계층과 자매결연 외국도시 유학생 장학금 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다음으로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부러운 직장'으로 평가받는 곳은 오는 81NHN엔터테인머트로 분할하는 NHN 한게임이다. 정자동 NHN 그린팩토리에서 나와 지난 1일 판교로 입주한 NHN 한게임 사옥은 '플레이 뮤지엄'으로 불린다. 사옥 1층에는 자전거로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한 자전거 보관소가 실내에 마련돼 있다. 보관소 뿐 아니라 자전거 수리를 도와주는 직원이 1명 상주해 있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하는 IT기업들 현황 /사진=판교 테크노밸리 홈페이지 캡쳐

지하에는 고급 레스토랑을 방불케하는 사내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조식부터 석식, 간식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정규식사는 8000, 간식은 6000원이 책정돼 있지만 사원증만 읽히면 무료. 식사의 질은 8000원 메뉴 이상이다. 식당 한켠에는 탁구대가 마련돼 있고 프리젠테이션, 영화 상영 등이 가능한 계단식 의자와 테이블도 마련 돼있다.

 

이뿐만 아니라 여행사와 은행, 직원들을 위한 샤워 공간, 수면실 등도 마련했다. 양호실 한켠에는 뇌파연구소도 조성하고 있다. 뇌파연구소에서는 게임이 인간의 뇌에 미치는 영향 등 각종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은 이에 비하면 소박한 편이다. 직원들의 문화활동을 장려하는 넥슨은 화려한 사내시설 대신 섬세한 배려를 놓치지 않았다. 직원 대상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넥슨 포럼'을 위해 총 5개실 규모로 합주실과 미술공방, 소규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합주실은 넥슨 사내 밴드인 '더놀자 밴드'를 위해 방음시설을 설치했고 미술공방에는 유화나 기타 미술 작업이 가능하도록 개수대 등을 구비했다. 나머지 공간은 요가나 춤 수업 등이 가능하도록 꾸밀 예정이다.

    

게임하이 사내에 마련한 미용실 /사진제공=게임하이

넥슨 자회사 게임하이에는 직원들을 위한 미용실이 입주했다. 미용실 이용 요금은 1000. 이마저도 기부금으로 향후 사회공헌 차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머리를 자르며 좋은 일까지 할 수 있으니 직원들의 이용률이 매우 높은편이다. 지난해 말 입주한 스마일게이트도 아케이드 게임, 콘솔 게임 등이 가능한 카페테리아와 피트니스 센터, 샤워실, 여성 휴게실, 도서실 등을 마련했다.

 

한편 추가적으로 다수의 인터넷 벤처기업이 입주를 준비하면서 판교 내 기업들의 시설·복지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거 다양한 지역에 분산됐던 기업들이 모이면서 판교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입소문도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처럼 점심식사 후 30분 정도의 시간만 내도 '초스피드' 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한 기업들의 복지경쟁에 더 좋은 조건으로 우수 인재 확보 경쟁까지 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