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거

판교핫뉴스1

크리스 앤더슨 “IT 기술혁신으로 산업 전반 변화는 시작됐다”

하이거 2014. 4. 6. 20:20

크리스 앤더슨 “IT 기술혁신으로 산업 전반 변화는 시작됐다”

입력:2013.10.16 18:14  수정:2013.10.16 22:36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52) 3D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IT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전체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며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앤더슨은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와 과학 잡지 ‘네이처’ 등에 몸담았고, IT전문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이었다. 2009년 돌연 언론계를 떠나 산업·개인용 무인비행기(UAV)를 만드는 3D로보틱스를 창업해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앤더슨은 “내가 언론계에 있다가 기업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누구나 쉽고 싸게 그리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부품(component)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무인항공기 분야에 보잉, 록히드마운틴 등 거대 기업이 있지만 내가 더 나은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메이커스’에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조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IT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있다고 강조했다. 앤더슨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혁신적인 완제품뿐만 아니라 반도체, 메모리 등 부품의 발전 역시 중요하다”며 “이런 기술의 발전이 다음 세대 기업가들을 배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D프린터가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했다. 앤더슨은 “3D프린터는 개인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라며 “현재는 색상이나 소재에 제한이 있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서 적용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3D프린터는 별다른 인프라 구축 없이 기기만 있으면 된다”면서 “언제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개인이 본격적으로 3D프린터를 사용하는 시기가 되면 변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은 ‘롱테일 법칙’이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흐름이기 때문이라는 게 앤더슨의 분석이다. 아마존의 경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외받는 80%의 책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공간상 제약 때문에 매출 상위 20% 책만 전시한다. 하지만 공간의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책을 판매할 수 있고 이런 수요가 큰 흐름을 만든다.

이런 경향이 산업 전반에도 확산돼 보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산업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앤더슨은 “삼성전자 같은 전통적인 대형 제조업체에 미래는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업계에 인터넷이 위기이자 기회였던 것처럼 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창의적인 개인이나 뛰어난 다른 업체들과 협력을 도모한다면 성공할 수 있지만 혁신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5세대 그린 메모리 솔루션’에 대해 “최근 IT업계에서는 ‘클라우딩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비용을 절감하면서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높은 에너지 효율과 고성능을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5세대 그린 메모리 솔루션’은 기존 제품보다 빠른 DDR4 메모리와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적용해 성능은 끌어올리면서 에너지 소모는 줄인 제품이다.

롱테일 이론(Long Tail Theory)은

80%의 비핵심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2004년 10월 크리스 앤더슨이 제시했다. 어떤 기업이나 상점이 판매하는 상품을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가로축에 늘어놓고, 각각의 판매량을 세로축에 표시해 선으로 연결하면 많이 팔리는 상품을 연결한 선은 급경사를 이루며 짧게 이어지지만 적게 팔리는 상품을 연결한 선은 마치 공룡의 ‘긴 꼬리(long tail)’처럼 낮지만 길게 이어진다.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의 총 판매량이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의 총 판매량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공간 제약이 없는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주목받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상위 20%가 조직 성과의 80%를 만든다는 ‘파레토 법칙’과 정반대의 개념으로 ‘역파레토 법칙’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