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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 핵심은 ‘실전 멘토’죠”

하이거 2014. 3. 17. 19:49

“창업지원 핵심은 ‘실전 멘토’죠”

 

| 2014.03.17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농담과 웃음이 빵빵 터졌다. 이남희 네오플라이 인큐베이션실 창업기획팀 팀장과 김재우 네오플라이 기획팀장, 안세준 카페인 대표. 친구 셋과 마주 앉은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까.

“세 분이 굉장히 친한 것 같아요.”

비즈니스 때문에 만났을 것이 분명한 그들이다. 물론, 일 때문에 만난 사람끼리도 충분히 허물없이 지낼 수 있다. 하지만 뭔가 특별한 것이 더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을 끈끈히 동여맨 줄의 정체는 무얼까. 서로의 친밀감이 어느 정도인지 슬쩍 떠보려 한 질문을 김재우 팀장이 웃으며 받았다.

“같이 죽고, 같이 사는 건데요, 하하.”

 

네오위즈게임즈가 판교 사옥 2층에 ‘네오플라이’를 열었다. 네오플라이는 ‘돈 없고 빽 없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창업지원사업이다. 지난 2013년 여름부터 판교 네오위즈게임즈 사옥에 스타트업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네오플라이를 거친 스타트업은 15곳이다. 모바일게임 스타트업도 있고, 카페인과 같은 자동차 정비와 IT를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업체도 있다. 네오플라이의 문턱은 교육, 문화, IT, 게임을 가리지 않는다. 네오플라이는 사무실 공간과 업무에 필요한 인프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스타트업의 오아시스이자 스타트업이 자생할 수 있는 체력을 다지도록 돕는 든든한 ‘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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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네오플라이 기획팀장, 안세준 카페인 CEO, 이남희 네오플라이 인큐베이션실 팀장(왼쪽부터)

말뿐인 멘토는 사절, 함께 달려야

‘같이 죽고 같이 산다’는 농담은 네오플라이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명운에 네오플라이의 운명도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입주 공관과 인프라만 제공하고 방치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남희 김재우 팀장에게 물었다. “네오플라이의 핵심 가치는 뭔가요”

 

이남희: 스타트업이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주기 위해 전담마크합니다. 스타트업이 요구사항은 시스템 구조나 개발 방법론부터 디자인, 투자문제, 법률, 재무, 인사, 특허, 해외시장 진출까지 다양해요. 네오플라이가 스타트업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고요.

 

김재우: 그래서 카페인 서비스는 네오위즈 전계열사가 시범서비스 대상이 된 사례죠. 서비스의 업무 스케일과 모든 프로세스를 검증하자는 차원에서요. 안세준 대표가 카페인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말이죠.

 

이남희, 김재우 팀장은 네오플라이의 핵심을 ‘멘토링’으로 꼽았다. 가만, 지금 멘토는 일종의 유행이 아닌가. 발에 챌 정도로 널려 있는 것이 ‘힐링’과 ‘멘토’다. 네오플라이도 유행 따라 멘토를 자처하며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뜻일까.

 

안세준 대표가 차린 카페인은 수리가 필요한 자동차와 정비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진짜 자동차와 서비스 참여자가 개발 과정에서 꼭 필요했다.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작동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서다. 안세준 대표는 네오위즈그룹이 소유한 자동차를 대상으로 최소 기능 제품(MVP)을 돌려봤다. 게임으로 치면, 일종의 비공개 시범서비스(CBT)다.

 

안세준: 막상 서비스를 네오위즈에 팔아보니 시스템을 설계할 때와 달리 이런저런 문제가 나오더라고요. 결제 시스템도 보완해야 했고, 차량 정비 서비스도 손을 봤어요.

보통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개발하면, 테스트 환경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단다. 기껏 찾는 실험 환경이란 게 아는 사람이나 가족, 친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미리 실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원이다. 네오위즈그룹을 대상으로 한 시범서비스 덕분에 서비스 질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귓등으로 듣고 흘려보낼 만한 덕담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직접 몸으로 부딪힐 수 있도록 환경을 꾸며주는 실전 훈련이 네오플라이가 말하는 멘토 서비스다. 말하자면 ‘실전 멘토’다.

이후 카페인은 네오위즈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범서비스 경험을 살려 지금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도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판교의 NHN엔터테인먼트도 네오위즈게임즈와 주차장을 함께 쓰는 덕분에 카페인 서비스의 시범서비스 무대가 됐다.

 

투자를 염두에 둔 ‘운명공동체’

 

안세준 대표가 이끄는 카페인이 네오위즈그룹을 실험실로 삼았다면, 교육 스타트업 라이크라이온은 네오위즈를 통로로 정부 프로젝트와 연이 닿은 경우다. 라이크라이온은 개발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교육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서울대 창업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에 몸담고 있던 핵심 맴버가 대학 시절 비전공자를 교육한했던 경험을 살려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을 꾸렸다.

“교육 서비스 특성상 시장을 개척하기 쉽지 않아 보이더라고요. 2013년 말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공동 프로젝트로 묶었어요. 지금은 네오플라이와 키사, 라이크라이온이 함께 프로그래밍 교육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입니다.”

 

이남희 팀장은 “재정이나 인프라뿐만 아니라 적절한 정부 프로젝트와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묶어주는 것도 네오플라이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운영하는 네오플라이인만큼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도 네오플라이 안에 둥지를 틀었다. 액션 슈팅게임을 개발 중인 비컨스튜디오가 주인공이다. 비컨스튜디오는 얼마 전에 ‘활 포 카카오’로 이름을 떨친 네시삼십삼분과 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비컨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게임은 곧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김재우 팀장은 “게임 개발 스타트업에 뭐가 가장 필요하냐고 물으면, ‘우리 게임이 재미있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다”라며 “네오위즈게임즈의 내부 품질관리(QA) 자원을 활용해 게임이 재미있는지 여부도 분석해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개발과 비교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QA 과정도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직접 지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는 QA 조직의 담당자가 멘토로 따라다닌다.

“네오플라이 초기에는 스타트업에 단순히 시드머니를 공급해 생존력을 강화하는 형태였는데, 지금은 스타트업 입주 단계에서부터 투자를 고려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의 지분에 직접 참여해 성장을 함께하기 위해서죠.”

 

김재우 팀장은 “원래 6개월이던 스타트업의 네오플라이 입주 기간도 올해부터는 1년으로 바꿨다”라며 “길게 보는 만큼, 입주 심사는 약간 더 까다로워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와 테스트는 모두 네오위즈에서 지원해주는 덕분에 스타트업은 개발에만 전념하면 된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스타트업 지분에 참여해 운명공동체를 꾸려나가는 그림이다. 스타트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네오플라이 쪽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스타트업 탄생은 서비스와 수익으로 이어지고, 수익은 다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자금이 되는 선순환 고리가 이어진다.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는 표현은 이 같은 특징을 설명하기에도 제격이다.

 

네오플라이는 3월 들어 대학생 예비창업자를 모집한다는 안내문을 띄웠다. ‘캠퍼스 CEO’라는 이름으로 진행된다.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 네오플라이가 발견한 새로운 입주 대상자다.

 

이남희 팀장은 “대학생 다음으로는 아직 고민 중이지만,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라며 “IT 분야의 초기 단계 업체나 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 창업 후 1년 이내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지금 네오플라이는 판교 네오위즈게임즈 사옥에서 2층을 쓰고 있다. 앞으로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네오플라이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어떤 큰 그림을 그릴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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