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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게임인으로서의 자부심 갖는 세상 만든다.

하이거 2013. 12. 24. 14:24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게임인으로서의 자부심 갖는 세상 만든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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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언론인 처럼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인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를 조금 넘어 게임산업에 대한 고민을 해본 이용자라면 ‘남궁훈’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독특한 외모에, 외모만큼 톡톡 튀는 발언으로 최근 게임업계를 ‘들었다, 놨다’를 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남궁훈 전 게임사 대표가 재단법인 게임인재단의 이사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모바일 사업을 총괄 지휘하던 남궁 대표가 지난 6월 돌연 사임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브루스 윌리스를 연상하게 하는 시원한 민머리에 독특한 안경을 쓴 개성 강한 게임업계 대표이자 할 말은 하는 대표로 알려진 남궁 이사장을 경기도 판교 게임인재단 사무실에서 만나 게임인재단을 설립하게 된 이유와 게임인으로서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온게임넷 ‘G피플’ 팀과 함께 들어봤다.

 

남궁 이사장이 게임인재단을 설립하게 된 것은 교육사업에 관심을 가졌고, 게임인으로서 살아오면서 이 업계에 진 빚을 갚기 위함이다. 남궁 이사장은 아직도 자신이 게임계에 몸담게 된 초창기를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다.

 

남궁 이사장은 “한게임 사업을 시작할 초창기 당시 게임산업진흥원으로부터 600만원의 상금을 타서 게임 개발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상금은 단순히 돈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 인정을 받고 있는구나를 알려주는 것이었다”며 “작은 돈이었지만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모두에게 힘이 됐습니다. 그리고 내가 성공하면 지금 받은 것을 돌려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재단을 설립하게 됐어요”라고 재단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더해 “당시 받은 600만원은 물가 상승률을 포함하면 지금 1000만원쯤 될 겁니다. 그래서 중소 모바일 게임 개발사 지원을 위한 ‘힘내라 게임인상’을 통해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게임인 재단은 ‘힘내라 게임인상’은 다음달 6일까지 공모를 진행해 첫 수상자를 선발한다. 작은 개발사에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기위한 것이다. 참가 기준은 직원 수 30인 이하의 중소 규모 개발사로 선정되면 상금 최대 1000만원 지원, 카카오 게임하기 무심사 입점, NHN엔터테인먼트 서버 및 네트워크 지원, 브시스터즈 쿠키런 및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쿠폰 지원(크로스 프로모션), 와이디온라인 고객서비스(CS) 지원 등 든든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남궁 이사장이 관련 재단을 ‘게임인’ 재단으로 이름 지은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남궁 이사장은 “언론인, 영화인 등이 자신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이 부러웠어요. 정작 정작 게임쪽에서는 스스로를 ‘게임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더라고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인재단을 설립하게 됐습니다”라고 게임인재단 설립 이유를 말했다.

 

남궁 이사장은 한게임(현 NHN엔터테인먼트)에서 10여년간 일을 해오면서 많은 족적을 남겼지만 최근 몇년간은 게임인으로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CJ 넷마블 대표로 재임하고 있던 시기, 국내 최고 FPS 게임 ‘서든어택’을 두고 넥슨과 신경전을 펼쳤다. 서든어택을 개발한 게임하이를 인수한 넥슨이 직접 서비스를 고집했고, 넷마블은 자신들이 서비스하던 것을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남궁 이사장은 넷마블 대표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대표직을 맡으며 위메이드를 온라인게임사에서 모바일 게임사로 변화시키는데 주역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발빠르게 카카오에 대한 투자와 제휴, 네이버의 라인과의 제휴를 통해 ‘캔디팡’과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등 나름의 성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남궁 이사장이 꼭 하고자 했던 것은 교육 및 게임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지난 6월 위메이드에 합류하면서 약속했던 재단 설립을 실현하기 위해 대표직을 박차고 나왔다. 박관호 의장과 위메이드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재단 설립을 할 경우 지원을 약속 받았기 때문이다.

 

남궁 이사장은 “어느덧 제 나이도 40대에 접어들었어요. 40대에는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게임업계에 도움을 주고 싶었고 게임 고등학교 등 교육기관 설립과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라며 “위메이드에 입사하는 조건으로 게임 교육기관 및 재단에 대한 것을 약속 받았고 이를 위메이드가 지켜준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밝혔다.

 

손인춘 법과 신의진 법 게임을 중독 물질로 몰아가는 법안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시대를 읽지 못하는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궁 이사장은 손인춘 법이 발된 올해 초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를 보이콧 해야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남궁 이사장은 “얼마전 한글 창제를 주제로 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봤는데 한글 창제를 반대하며 자결하는 유생이 나오더군요. 아마 당시 한글과 지금 게임에 대한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라며 “미래를 보지 못하고 과거에 갇혀 사는 당시 유생의 모습을 지금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2년전만 해도 시장의 아주머니,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운전사 분들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넥슨이 유모차 회사를 인수하고 장난감 회사를 인수하는 등 게임 기업이 단순히 게임이 산업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김진욱기자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