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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출발 '엔씨소프트' 1등 부활포 언제?

하이거 2014. 4. 4. 10:22

모바일게임 출발 '엔씨소프트' 1등 부활포 언제?

입력 2014-04-04 10:13:59   수정  2014-04-04 10:13:59

 



 

 

한국 게임업계에서 엔씨소프트만큼 남다르게 주목을 받은 회사가 없었다.

 

엔씨소프트는 한국에서 황무지나 다름없는 게임을 '리니지'라는 걸출한 IP(지식재산) 하나로 일거에 산업화한 최대 공신이다. 마치 태산 같았던 첩첩 장벽을 뚫으니 넥슨, 한게임, 넷마블과 같은 회사들이 웹보드, 캐주얼, MMORPG 등 다양한 게임들로 분화하며 한국 게임산업으로 쑥쑥 자라게 되었다.

인터넷이 초창기였던 그 시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나 네이버 같은 회사들은 엔씨소프트에 투자를 요청할 정도였다. 엔씨소프트는 2000년 7월, 1조 8000억 원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청약증거금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2008년 내내 게임업계는 우울했다. 캐주얼과 MMORPG를 막론하고 시장에 나선 게임들이 모조리 실패를 거듭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사행성 '바다이야기'의 유령이 어슬렁거리며 이 유사품이 마치 '게임'으로 착시 현상을 만들어 게임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도 온라인 고스톱 등 웹보드게임에 대한 날 선 규제를 강화해 나갔다. 우울하기는 엔씨소프트도 마찬가지였다. 2005년부터 계속된 '길드워'와 '스매쉬스타', 'SP잼' 등 캐주얼 게임포털 플레이엔씨 라인업이 연이어 침몰하며 위기감이 엄습했다.

2008년 11월 11일, 대작 MMORPG '아이온'을 론칭하며 일순간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새벽 6시 열린 서버는 빠르게 채워졌고 오픈 6시간 만에 동시접속자수 10만 명을 기록했다. 이 덕분에 '역시 엔씨소프트'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2만원까지 폭락했던 주가는 30만원을 훌쩍 넘었다. 덩달아 한국에 게임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다시 한 번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모바일 헤이스트' 출시 행사를 서울 종각 앞에서 가졌다. 한국 굴지의 대기업인 SK텔레콤과 함께 진행된 이날 행사는 게임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다시 한 번 실감나게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게임 회사는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불과 며칠 전 선데이토즈와 CJ넷마블의 시끌벅적한 돈잔치를 감상하며, 업계 '맏형'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행보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 가던 차였다. 때마침 발표된 '리니지 모바일 헤이스트'는 IP자체로 상징성을 가질 만한 했다. 하지만 발표장에서 만난 게임은 가슴을 설레며 기다릴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주요 모바일 커뮤니티 사이트의 평점은 그들 말로 거의 '테러(?)' 수준이었다.

온라인으로 '리니지'를 즐기는 코어 게이머들에게 필수 아이템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엔씨소프트가 보여준 첫 번째 모바일 작품으로는 다소 생뚱맞았다. 온라인 게임과 연결해 쓸 수 있는 작은 앱 정도라면 그렇게 수선을 떨 일도 아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로 우뚝 솟은 신사옥처럼 엔씨소프트는 전설의 게임 '리니지'나 '아이온'을 준비하고 만들어낸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미니게임 수준의 꼼수로 매출이나 디펜스해보려는 시도는 왠지 엔씨소프트스럽지 않았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준비하고 있을 또는 앞으로 나올, '블레이드앤소울'의 PD인 배재현 부사장이 총괄을 맡은 엔씨소프트 표 모바일게임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 IP를 활용한 카드트레이딩 게임을 포함해 전략, RPG 등 미드 장르의 개발이 착착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에 대주주사인 넥슨이 반면교사다. 넥슨은 MMORPG의 스타 개발자 김태곤 PD를 앞세워 대작 '삼국지를 품다'로 모바일 게임에 입성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흥행에서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하지만 김태곤 PD는 대반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모바일게임을 온라인게임과 똑같이 6개월간 10만 유저를 대상으로 5차 CBT를 했다. 이후 출시한 '영웅의 군단'은 넥슨 최초 매출 10위권에 올려놓고 '넥슨이 모바일게임에 감을 잡았다'는 평을 얻었다.

 

트의 야구단인 NC다이노스는 지난해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첫 시즌에 올라 9개 구단 중 최종 7위를 해 야구팬뿐만이 아니라 게임팬들도 깜짝 놀랐다. 올해 개막전 광주 기아전에서 1-0으로 아깝게 졌던 NC다이노스는 다음날 7대 7로 팽팽한 연장 10회 초 이종욱의 결승 적시타로 8대 7 한 점차로 승리했다.

 

이 승리를 보면서 15년 전 '리니지'의 성공과 6년 전 '아이온'의 꿈 같은 역전타가 떠올랐다. 전날에 이어 연승을 올린 NC는 4일 2승1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승률 6할6푼7리를 기록해 창단 이후 첫 단독 1위의 기쁨을 맛봤다.

이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 엔씨소프트가 게임업계 든든한 '맏형' 그대로 모습으로 모바일 게임으로도 단독 1위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그 무엇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뛰어난 완성도로, 다시 한 번 게이머들의 영혼을 흔드는 '역시 엔씨소프트표'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명품을 만나고 싶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