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거

판교핫뉴스1

에너지 소비 없이 금속을 냉각시키다-전도나 대류 아닌 나노광학구조 이용한 금속의 열 복사 냉각 제안

하이거 2021. 5. 17. 18:53

에너지 소비 없이 금속을 냉각시키다-전도나 대류 아닌 나노광학구조 이용한 금속의 열 복사 냉각 제안

 

등록일2021.05.17.

 

 

 

 에너지 소비 없이 금속을 냉각시킨다

전도나 대류 아닌 나노광학구조 이용한 금속의 열복사 냉각 제안   

자동차, 건축물, 통신장비의 태양광 노출로 인한 노후화 방지에 응용 기대 

 

 

 

□ 한여름 자동차 표면은 대기나 지표면보다 뜨겁다. 금속은 대기나 지표면과 달리 태양광을 흡수한 후 공기 중으로 다시 열을 방출(복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 자동차, 건축물, 통신장비 같은 야외 금속구조물 표면에 방열판을 부착하거나(전도), 강제로 바람을 일으키는(대류) 냉각 방식을 이용하는 것도 복사를 통한 열전달이 안 되는 금속의 특성 때문이었다. 

 

□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금속에서도 열복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선경 교수(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연구팀이 추가적인 에너지 없이 열방출을 유도하는 나노구조를 통해 금속표면의 열복사를 유도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 두꺼운 방열판으로 열을 옮기는 대신 열복사를 돕는 나노구조를 도입한 아주 얇은 금속판으로 금속 자체가 냉각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 열복사 :  절대온도 0도가 아닌 모든 사물은 외부로 빛을 방출하는데 이를 복사라고 한다. 이 때 빛의 파장은 사물의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는 태양빛은 약 6,000도의 태양이 방출하는 열복사이다.

□ 실제 겨울철(평균대기 약 0∘C) 야외 태양광 노출 실험에서 나노구조가 적용이 안 된 기존 구리판과 비교하여 약 4∘C 이상의 냉각 효과를 확인하였다.

 ○ 여름철(평균대기 약 25∘C)을 가정하여 시뮬레이션 한 결과 10∘C 이상의 냉각 효과가 예측되었다. 뜨거울수록 열복사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여름철 냉각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 핵심은 널리 쓰이는 금속인 구리판에 두께 500nm의 황화아연을 코팅하고, 그 위에 정사각형 모양의 구리 타일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틈새 플라스몬”구조를 제작한 것이다. 

 ○ 금속 판 위에 얇은 유전체를 코팅하고 그 위에 정사각형의 금속 타일을 얹으면 틈새의 유전체 영역에 빛이 강하게 모이는 틈새 플라스몬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틈새 플라스몬이 금속이 “흑체”와 같이 행동하도록 도와 금속 표면에서도 강한 열복사가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 흑체 : 열복사율이 100%인 이상적인 물체를 말한다. “키르히호프의 열복사 법칙”에 따르면, 흑체는 빛을 완전히 흡수하는 성질을 동시에 가진다. 본 연구에서 틈새 플라스몬은 복사 파장의 빛을 잘 흡수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키르히호프의 열복사 법칙”에 따라 금속의 열복사율이 향상된다. 

 

□ 기존 전도나 대류를 이용하는 냉각방식이 소형화가 어렵고 추가적인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팀이 제시한 나노구조를 도입해 만든 복사 냉각 기술은 구리, 알루미늄, 은, 백금 등 산업체에서 쓰이는 모든 금속에 적용 가능하고, 얇고 신축성이 있어 다양한 모양의 금속 발열체에 부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중견후속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4월 21일 게재(온라인)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경희대학교 김선경 부교수>

 

논문명

Cooling metals via gap plasmon resonance

저널명 

Nano Letters

키워드 

Radiative Cooling(복사냉각), Thermal Radiation(열복사), Mid-Infrared Photonics(중적외선 광자 기술), Gap Plasmon(틈새 플라스몬), Multiwavelength Design(다중파장 설계) 

DOI

10.1021/acs.nanolett.1c00741

저  자

김선경 교수(교신저자/경희대학교), 조진우 박사과정 학생(제1저자/경희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전자부품, 자동차, 건축물 등과 같은 태양광에 노출된 야외 구조물의 표면에 높은 *복사율(Emissivity)의 소재를 부착하면 *중적외선 대역의 복사광을 대기로 방출함으로써 자발적인 발열체 냉각(복사냉각)을 유도 할 수 있음. 

     ※복사율 : 같은 온도의 흑체를 기준으로 어떤 사물이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의 상대적인 비율을 의미함. 흑체의 복사율은 1임.

     ※중적외선 : 대개 파장 3 – 30 mm 영역의 적외선을 의미함. 섭씨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는 사람의 피부에서는 중적외선 전체 대역의 복사광이 방출됨.

 ○ 복사냉각 기술은 주로 태양열에 의한 건축물의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1970년대부터 제안되었음. 최근 들어 광학 설계 기술, 나노 소재 합성, 나노구조 제작 기술 등의 발전에 힘입어 건축물 외에 광전자 소자, 의류 섬유 등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복사냉각 기술이 보고되고 있음. 

 ○ 절대온도 0도가 아닌 모든 사물은 복사광을 주변부로 방출하는데, 이때 복사광의 스펙트럼은 사물 온도에 따라 변함. 예를 들어 섭씨 36.5 ∘C 체온을 유지하는 사람의 피부는 전체 복사광 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파장 8–13 mm의 적외선에 집중되어 있음. 사람의 피부는 복사율이 100%인 흑체에 가까워서 여러 사람이 가깝게 모여 있을 때 서로에게 방출하는 복사광 에너지로 인해 따뜻함을 느끼게 되며, 최근 공공건물의 출입 시 비접촉 방식으로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는 방식 역시 사람의 피부에서 방출되는 복사광을 이용함. 

 ○ 금속의 태양광 반사도는 100%가 아니므로 태양광 일부는 금속에 흡수된 뒤 열에너지로 전환됨. 그런데 금속의 복사율은 거의 0에 가까우므로 금속에 소량의 태양광 에너지만 흡수되더라도 표면 온도가 크게 상승함. 따라서 금속의 복사율을 늘릴 수 있는 구조의 도입을 통해 표면 온도를 낮추는 냉각 기술의 실현이 가능함.

 

2. 연구내용 

 ○ 본 연구에서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금속인 구리를 채택하였음. 참고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복사광 방출을 통한 금속 냉각법은 구리 외에 어떠한 금속(금, 은, 알루미늄 등)에서도 적용 가능함.

 ○ 금속의 복사율 증대를 위해 *틈새 플라스몬이라는 *나노광학 개념을 채택 하였음. 본 연구에서는 구리판에 두께 500nm의 황화아연을 전자빔 증착을 이용하여 코팅하고, 그 위에 정사각형 모양의 구리 타일을 포토리소그래피를 이용하여 제작하였음. 

     ※틈새 플라스몬 : 마주 보는 두 금속판 사이에 얇은 유전체가 존재하면, 양 금속판의 틈새에 해당하는 유전체에 빛이 강하게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틈새 플라스몬이라고 함. 

     ※나노광학 : 빛이 자신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를 갖는 구조를 만날 때 나타나는 특이한 광학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를 일컬음. 

 ○ 틈새 플라스몬이 관측되는 공명 파장은 금속 타일의 크기에 의해 결정됨. 본 연구에서는 틈새 플라스몬의 공명 파장이 복사광의 주요 파장(예를 들어, 파장 8–13 mm)이 일치하도록 설계하였음.

 ○ 크기가 정해진 한 개의 구리 타일로 이루어진 틈새 플라스몬 구조는 오직 한 파장의 복사광을 방출함. 하지만 효율적인 냉각을 위해서는 크기가 다른 구리 타일을 가능한 한 많이 넣는 설계 전략이 요구됨. 

 ○ 그런데 크기가 다른 구리 타일의 개수가 증가함에 따라 각 구리 타일 사이의 거리가 점차 가깝게 되면서 이웃하는 틈새 플라스몬 구조 간의 간섭 효과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복사율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함. 즉, 틈새 플라스몬을 이용한 금속 냉각 문제에서도 적당한 거리 두기의 전략이 요구됨. 

 ○ 크기가 다른 다섯 종류의 구리 타일(각 변의 길이는 1.0, 1.3, 1.6, 1.9, 2.2 μm)로 구성된 틈새 플라스몬 구조가 가장 효율적인 복사냉각을 유도함을 증명하였고, 제작된 구조의 평균 복사율은 80%에 이름.

 ○ 올해 겨울철(평균 대기 온도 약 0∘C)에 진행된 야외 태양광 실험을 통해 기존 구리판에 크기가 다른 다섯 종류의 구리 타일로 구성된 틈새 플라스몬 구조 도입 시 약 4도 이상의 온도가 감소하는 냉각 효과가 관측되었음. 

 ○ 사물에서 방출되는 복사광 에너지의 크기는 물체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하는데, 이를 슈테판-볼츠만 법칙이라고 함. 따라서 복사냉각 기술은 원리적으로 고온 환경에서 훨씬 더 효과적으로 동작함. 열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같은 실험을 여름철(평균 대기온도 약 25∘C)에 진행하였다면 10도 이상의 냉각 효과가 예측됨.

 

3. 기대효과

 ○ 인류의 전기 사용량을 목적에 따라 분류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섹터는 “난방”이고, 다음이 “냉각”임. 하지만 국제기후협약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및 데이터 센터 확충 등의 요인에 의해 근미래에서는 “냉각” 섹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예정임. 

 ○ 복사냉각은 전도, 대류, 상전이 등 기존의 열전달 방식과 독립적으로 작용하고, 외부의 전력공급이 필요 없으며, 구조 집적이 쉬운 초소형⦁초경량 방열 시스템의 형태로 제작 가능함. 

 ○ 사물인터넷 기반 초연결 미래사회를 위한 전자회로 및 전원 모듈 등은 태양광이 조사되는 야외 환경에서의 열안정성이 특별히 요구됨.      전자회로 및 전원 모듈 등이 태양광에 장시간 노출되면 이로 인해   태양광에 의해 부품 온도가 상승하는 난제가 등장함. 

 ○ 태양전지와 같은 야외에서 동작하는 광전자 소자 역시 표면 온도가 증가하면 효율이 급격하게 저하되므로 태양광 노출에 따른 동작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냉각 설계가 중요함.

 

그림 설명

 

 

 

 

(그림1) 열복사를 통한 금속 냉각의 원리를 설명하는 개념도 및 틈새 플라스몬 구조가 적용된 실제 구리 기판의 사진

(왼쪽 그림) 태양광에 노출된 금속 구조물은 태양광의 에너지를 흡수하며 표면 온도가 상승한다. 하지만 열복사를 유도하는 구조가 금속 표면에 도입되면 냉각이 일어난다. 이때 구조에서 방출된 복사광은 대기창을 통해 우주로 빠져나간다.

(오른쪽 그림) 틈새 플라스몬 구조 도입 전후 일반 카메라 이미지 및 적외선 영상 이미지. 틈새 플라스몬 구조가 도입되면 복사율이 증대하므로 적외선 영상에서 밝은 이미지로 관측됨. 복사광이 파장 8 – 13mm의 적외선 영역에서 모두 방출되게 하도록 크기가 다른 다섯 종류의 금속 타일로 구성된 틈새 플라스몬 구조를 설계하였음.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부교수 김선경 

 

 

 

 

 

(그림2) 틈새 플라스몬 구조 도입 후 복사 스펙트럼 측정 결과 및 각 공명 파장에서의 전기장 분포                         

(왼쪽 그림) FTIR 적외선 분광기를 이용하여 측정된 틈새 플라스몬 구조가 도입된 구리 기판의 복사 스펙트럼 측정 결과. 목표로 하는 파장 8 – 13mm의 적외선 영역에서 높은 복사율이 관측됨. 

(오른쪽 그림) 복사 스펙트럼의 각 피크 파장(파장1 ~ 파장5)에서 계산된 전기장 분포. 개별 틈새 플라스몬 구조가 각기 다른 파장의 복사광을 방출함을 알 수 있음.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부교수 김선경 

 

 

 

연구 이야기

 

 

                                         <작성 : 경희대학교 부교수 김선경>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지구가 태양에너지를 끊임없이 공급받으면서도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지표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복사광 때문입니다. 특히 지표에서 방출되는 대부분의 복사광은 대기에 의한 재흡수(온실효과) 없이 차가운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가는데, 빠져나간 복사광 에너지의 크기만큼 지표는 냉각됩니다. 생각보다 뜨겁지 않은 지구를 바라보며 마찬가지의 원리를 야외 구조물에 적용하면 열복사 방출을 통한 냉각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금속의 경우 복사율이 거의 0이므로 열복사를 유도하는 구조 도입을 통해 냉각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틈새 플라스몬 구조의 제작을 위해서는 고도의 반도체 공정 기술이 필요하나 학교 연구실은 예산 문제로 인해 자체적으로 그러한 장비를 구축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학교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나노팹센터가 있고, 나노팹센터에서 운영하는 여러 반도체 장비의 도움을 받아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대부분의 플라스몬 연구는 구조 색(Structural Color)을 주제로 가시광(파장 0.4 – 0.7 mm)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파장 대역을 가시광에서 적외선(특히, 파장 8 – 13 mm)으로 이동하여 열복사 방출을 통한 냉각 기능 구현에 집중하며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였습니다. 특히 열복사를 거의 하지 않는 금속 표면에 나노구조를 도입하여 에너지 소비 없는 복사냉각 현상을 최초로 증명하였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와 같은 모든 광전자 소자는 구조 표면에 금속 전극이 있고, 구조 바닥에 금속 거울이 있습니다. 그리고 금속 전극과 금속 거울의 틈새에는 빛을 흡수하거나 혹은 발생하는 반도체 물질이 있습니다. 즉, 본 연구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광전자 소자의 전극을 틈새 플라스몬이 발생하도록 설계하면, 복사냉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광전자 소자의 효율 및 수명이 구조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러한 “냉각” 전극의 도입은 광전자 소자의 성능을 개선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본 연구에서 개발한 복사냉각 구조는 고도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자동차, 건축물과 같이 큰 구조물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후속 연구계획으로는 동일한 복사냉각 기능을 갖는 나노입자를 대량으로 합성하고, 이를 스프레이 방식으로 넓은 면적을 코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복사의 원리상 발열체의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복사냉각 효과는 배가됩니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평균 세기가 크지 않고,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이 드물어 야외 태양광 평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미세 먼지 이슈로 인해 야외에서 평가 가능한 실험 일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습니다. 그래서 연구에 참여한 모든 연구원들은 늘 주간 일기예보를 머릿속에 넣고 실험 일정을 조정하였고, 화창한 날이 예보된 날 하루 전에는 밤을 새우며 측정 장비를 옥상에 설치하였습니다. 향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개발된 복사냉각 구조의 재현성 검증 및 태양광 세기별 성능측정을 위해 일조량이 많고 화창한 날이 많은 해외 국가에서의 냉각 실험을 진행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