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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하나에서 화학합성 제어하는 새 화학 구조 개발-정교한 장치 필요 없는 회전력 기반 화학 합성 구조(시스템) 고안

하이거 2020. 10. 5. 11:13

용기 하나에서 화학합성 제어하는 새 화학 구조 개발-정교한 장치 필요 없는 회전력 기반 화학 합성 구조(시스템) 고안

 

기초연구진흥과 작성일 2020.10.01.

 


용기 하나에서 화학합성 제어하는 새 화학 구조 개발
- 정교한 장치 필요 없는 회전력 기반 화학 합성 구조(시스템) 고안 -
- 진통제 등 의약 화합물 합성으로 입증 … 네이처 논문게재 -


□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하나의 반응 용기에서 여러 화학 공정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 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 연구진은 서로 섞이지 않는 용액들이 밀도 순서대로 쌓이는 것에 착안해, 용매 층별로 화학 합성을 조절하는 회전하는 원통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를 이용하면 용매**들을 시험관처럼 사용하여 반응물을 이동·분리시키고, 화학반응을 순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 빠르게 회전하는 원통에서는 원심력 때문에 밀도가 높은 액체가 바깥쪽으로 쏠린다.
** 용매 : 소금이 물에 녹을 때, 녹는 소금은 용질이고, 이를 녹이는 물이 용매다.
◦ 이는 기존 화학합성 과정을 크게 단순화할 수 있어, 화학산업에서 희귀금속 추출과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와 기초과학연구원(원장 노도영)은 이번 성과가 10월 1일 0시(한국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778)에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 화합물 합성 과정은 석유화학공장처럼 특정 물질에 맞춰진 대형 공정이 아닌 이상, 손으로 한 단계씩 진행해야 하므로 생산 시간과 생산량에 한계가 있었다.
◦ 이러한 화학 합성을 일괄 처리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 시스템이 이용되어 왔다. 복수의 플라스크와 밸브들을 기계적으로 연동하는 방법과 연속된 액체 흐름을 제어하는 방법이다.
◦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자동화 장치를 제작하고, 반응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 고도의 공학 기술이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 연구진은 회전하는 용매로 손쉽게 합성을 제어하는 화학 시스템을 새롭게 고안하여, 반응물의 혼합·분리·추출을 하나의 반응 용기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하였다.
◦ 개발한 시스템에서는 반응물이 확산을 통해 인접한 용매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원통 회전속도를 주기적으로 변화시켜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용매 층의 성질에 따라 인접한 용매를 분리할 수도 있었다.
◦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실제 의약 화합물(페나세틴, 딜록사니드)들을 단계적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혼합물에서 특정 유기물(p-니트로벤조에이트 나트륨, 페닐알라닌)을 추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계면활성제*로 대상 분자를 감싸서 분리하는 기존 추출방법과 달리 모든 과정이 용기 하나에서 이뤄져 합성 전 과정에 드는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연구진은 나아가, 분자보다 큰 박테리아나 나노입자도 회전하는 용매에서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혀내었다.
* 세제의 주성분으로, 물과 기름에 동시에 붙을 수 있는 분자
□ 이번 연구는 중소규모 화학 합성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 응용성을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공동 제1저자인 올게르 시불스키 연구위원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합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들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용매 층 사이 작용을 조절해 기존에 추출이 어려웠던 화합물까지 추출할 수 있어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의미를 밝혔다.

<참고자료> : 1. 논문 정보 2. 연구이야기 3. 용어설명
4. 그림설명 5. 연구자 이력사항

논문 정보

□ 논문명
◦ Concentric liquid reactors for chemical synthesis and separation

□ 저자
◦ Olgierd Cybulski(공동 제1저자, IBS) Miroslaw Dygas(공동 제1저자, IBS) Barbara Mikulak-Klucznik(IBS, 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Marta Siek(IBS), Yaroslav Sobolev(IBS), Tomasz Klucznik(폴란드 과학 아카데미), 최성열(UNIST), Robert Mitchell(UNIST), Bartosz Grzybowski(교신저자, IBS/UNIST)

 


연구 이야기


□ 이번에 발명한 시스템은 어떤 원리인가?

학교에서는 서로 다른 액체들을 긴 원통에 쌓아서 밀도 개념을 배운다. 연구진은 이를 보고 이웃한 용매들 사이의 합성 과정을 조절하는 플랫폼을 구상했다. 다만 다른 점은 용매들이 중력의 지배를 받는 대신 회전력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우 얇은 용매 층을(이론적으로 수십 마이크로미터까지 얇아진다)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시스템에 손쉽게 변화를 줄 수 있다.
회전하는 원통 안에는, 중심부에서 차례로 액체를 주입해 20여 개 이상의 층을 쌓을 수 있다. 용매 안에 들어있는 반응물은 천천히 확산하며 이웃한 층으로 확산된다. 확산은 매우 느린 과정이지만, 이 때 회전속도를 주기적으로 변화시키면 반응물 이동이 빨라진다. 이 때 서로 섞일 수 있는 용매들은 균일하게 섞인다.
이번 연구에서는 발명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화학 합성 예시로 1980년대까지 널리 쓰였던 진통제인 페나세틴과, 항-아메바 약물인 딜록사니드를 3~4단계에 걸쳐 합성했다. 또 추출 예시로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이자 감미료인 아스파탐의 주재료인 페닐알라닌을 화합물로부터 추출했다.

 

□ 기존의 화학 공정보다 어떤 점이 뛰어난가?

학계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들을 자동화 하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화학 공정 자동화 방법으로 연구되었던 두 가지 방법 즉, batch reactor(플라스크와 밸브로 이뤄진 합성 플랫폼)와 미세유체칩은 복잡하게 연결된 관 혹은 미세한 관을 다루기 때문에 제작에 공학적인 노력을 요한다. 이와 비교했을 때 회전하는 원통에 용매들을 주입하는 것은 굉장히 단순하다고 할 수 있으며, 반응물을 섞거나 옮길 때의 조작도 비교적 단순하다.
이와 동시에, 시스템을 제어하는 핵심 변수- 회전 속도와 용매층의 두께-를 회전 도중에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로서 용매가 섞이는 시점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용매 층 두께를 조절해 반응물 이동을 조절하는 등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제어가 가능하다. 다만 원하는 반응물과 합성과정에 맞추어 용매와 밀도 순서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은 기존에는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합성/추출을 가능케 한다. 예를 들어, 화합물에서 비타민C와 아스피린을 각각 따로 추출하는 것은 현대 기술로는 극도로 어렵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시스템을 사용하면 한 용매 층에서 이웃한 두 개의 층으로 각각 아스피린과 비타민C를 추출할 수 있다. 이는 pH농도가 다른 세 개 층이 동시에 반응물을 교환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 이번 연구의 의미와 향후 응용 방안

이번 연구는 복잡한 장치 없이 정교한 화학적 조절이 가능한 시스템을 고안했으며, 전혀 새로운 공정으로 기존에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종류의 합성들을 쉽게 만들 수 있음을 보였다. 특히 과학적 측면에서는 압력이나 중력으로 반응물을 옮기는 기존의 구조물/칩과 달리, 회전력을 이용해 새로운 힘을 적용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향후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합성과 추출에 활용할 수 있겠으나, 특히 산업에 널리 쓰이고 매장량이 한정돼 있으며, 혼합물에서 분리가 어려운 희귀 금속들을 추출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분리 과정들을 단순화/자동화 할 수 있다면 산업적으로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용 어 설 명


1. 네이처(Nature) 誌
○ 자연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Impact Factor : 42.778)

2. 용매
○ 용액의 매체가 되어 용질을 녹이는 물질. 소금물을 예로 들면 소금물이 용액이고, 소금이 용질, 물이 용매다.

3. 페나세틴
○ 1887년부터 발열 및 통증 완화제로 널리 쓰이다, 1970년대부터 사용이 중단된 유기화합물.

4. 페닐알라닌
○ 필수 아미노산의 한 종류로, 감미료인 아스파탐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발효 용액을 만들어 추출하는 방법으로 생산한다.

5. 계면활성제
○ 한 분자 안에 친수성(물과 잘 붙는 성질)과 소수성(물을 피하는 성질) 부분을 함께 가지고 있어, 물과 기름에 동시에 붙을 수 있는 분자. 세제나 비누는 계면활성제 분자가 한 쪽에 기름, 한 쪽에 물에 붙을 수 있어 기름때를 감싸는 원리다.
○ 산업에서 다양한 추출 과정도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추출하려는 대상 분자와 용매에 함께 붙을 수 있는 계면활성제는 추출 대상 분자를 감싸게 된다. 이는 마치 세제가 기름때를 분리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후 계면활성제와 추출 대상의 결합물을 분리해 내고, 다시 이로부터 추출대상을 분리해 낸다.

그 림 설 명


[그림 1] 서로 다른 용매가 채워진 회전하는 원통
회전하는 시스템에 투명한 용매와 서로 다른 색깔로 염색한 용매들이 번갈아 쌓여 있다. 이 때 가장 바깥쪽 용매가 가장 무거운 용매다. 원통이 회전하는 동안 용매를 무거운 순서대로 주입했다.


[그림 2] 페나세틴 합성 과정
통증과 발열 완화제로 널리 쓰였던 페나세틴을 회전하는 용매 층에서 합성했다. 가장 안쪽의 3번 용매에서부터 시작해, 바깥쪽인 2번, 1번 용매로 차례로 이동하며 반응을 일으켰다.

 

[그림 3] 페닐알라닌 추출 과정
(위)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페닐알라닌을 복잡한 혼합물인 용매 1로부터 용매 3으로 추출하는 실험. (아래) 용매 1에 든 페닐알라닌(빨강)이 용매 2에 있던 디-(2-에틸헥실)인산(파랑)과 결합해 용매2로 이동한다(중앙 아래). 이 결합체는 용매 3과 만났을 때 양성자(초록)와 페닐알라닌을 교환하면서 페닐알라닌이 용매 3으로 이동하게 된다. 양성자와 결합한 디-(2-에틸헥실)인산은 다시 용매 1로 이동해 또다른 페닐알라닌 분자를 ‘붙잡아’온다.


연구자 이력사항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 교신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2. 경력사항
2014 - 현재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그룹리더
2014 - 현재 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
2009 - 현재 GSI L.L.C., 대표
2009 – 2014 미 노스웨스턴대 비평형에너지 연구센터 총괄
2003 – 2014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

3. 전문 분야 정보

2006 미국화학회 콜로이드와 표면화학 유니레버 어워드 수상
2007 슬로안(Sloan) 펠로십 선정
2007 영국 왕립학회 연성물질 어워드(Soft Matter Award) 수상
2013 국제나노과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Nanoscale Science) 나노과학상(Nanoscience Prize) 수상
2015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of Chemistry) 화학분야 펠로 선정
2016 미국 포어사이트 연구소 파인만 상(Feynman Prize in Nanotechnology) 수상


<올게르 시불스키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선임연구원, 공동 제1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2. 경력사항
2016 – 현재 연구위원,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2013 자문위원, 파생회사 Curiosity Diagnostics
2011 – 2016 자문위원, 파생회사 Scope Fluidics
2007 – 2016 연구조교, 폴란드과학아카데미
1992 – 2002 전자공학기사, 야기엘론스키 대학교 (학업과 전임직 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