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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만들어도 레이저가 되는 새로운 나노레이저 개발

하이거 2020. 12. 9. 11:31

잘못 만들어도 레이저가 되는 새로운 나노레이저 개발

 

등록일 2020.12.03.

 


잘못 만들어도 레이저가 되는 새로운 나노레이저 개발
까다로운 가장자리 위상 대신 모서리 위상 이용, 더 작은 나노레이저 개발

□ 반지와 도넛이 같은 물체라면? 구멍이 하나라는 공통점을 지닌 이 두 물체는 연속적인 변형을 통해 구멍의 개수를 바꿀 수 없어 위상학적 상태로는 차이가 없다. 국내 연구진이 이를 이용해 소모전력을 크게 낮춘 더 작은 나노레이저를 선보였다.
* 위상학적 상태(topological state) : 연속적인 변형으로는 특성을 변화시킬 수 없는 보존적인 상태.

□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박홍규 교수(고려대학교) 연구팀이 새로운 위상학적 상태를 구현, 구조가 흐트러지거나 흠집이 생겨도 작은 공간에 빛을 안정적으로 집속할 수 있는 나노레이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위상학적 상태를 광학장치에 접목, 소자를 더 작게, 도파로를 더 빈틈없게 만들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마찬가지로 더 안정적이고 더 작은 레이저를 만들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었다.
○ 하지만 기존 가장자리 상태를 이용하는 레이저는 가장자리 선들이 연결되어 닫힌 고리를 만들어야만 작동할 수 있어 레이저의 크기가 커진다. 마치 긴 줄의 양쪽 끝을 연결하여 큰 고리를 만드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 가장자리 상태 : 위상학적 상태 중 하나로 가장자리에만 전자 혹은 빛이 존재한다.

□ 이에 연구팀은 동작조건이 까다롭고 소형화에도 한계가 있는 가장자리(edge) 상태 대신 모서리(corner) 상태의 한 점에만 빛이 모이는 새로운 위상상태를 이용했다.
○ 평면의 사각격자(plane square lattice) 구조를 고안, 네 모서리에 빛이 모이는 모서리 상태를 구현하자 이웃한 모서리 상태가 서로 결합 하면서 네 개의 새로운 위상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 이렇게 만들어진 레이저는 기존 가장자리 상태를 이용한 레이저 보다 크기는 5배 이상 작고 소모전력은 80배 이상 낮아졌다.
○ 뿐만 아니라 기존 위상레이저가 빛의 손실이 커 영하 270도의 저온에서 동작하는데 반해 상온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빛을 집속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 실제 이를 재현하기 위해 화합물 반도체 기판에 광결정 나노패턴을 제작, 4개의 레이저 모드를 발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론적으로 예측한 4개의 모서리 상태를 실제 검증했다.
○ 특히, 대각선 양쪽 모서리에서 레이저 빛이 동시에 모이는 위상 상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관측되었다.

□ 모서리 상태 위상을 이용, 더 안정적이고 우수한 광원으로 쓰일 수 있는 나노레이저 개념을 제시, 광소자 상용화를 앞당길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1월 13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고려대학교 박홍규 교수>

논문명
Multipolar lasing modes from topological corner states
저널명
Nature Communications
키워드
Photonic topological insulator(광학적 위상절연체), Nanolaser(나노레이저), Topological state(위상학적 상태), Corner state(모서리 상태), Hyperspectral imaging(초분광 이미징)
DOI
10.1038/s41467-020-19609-9
저 자
김하림 석박사통합과정생(1저자/고려대학교), 황민수 박사(공동 1저자/고려대학교), 스미르노바(Smirnova) 박사(공동 1저자/호주국립대학교), 정광용 박사 (공동저자/고려대학교), 키브샤(Kivshar) 교수(교신저자/호주국립대학교), 박홍규 교수(교신저자/고려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응집물질 물리학에서 유래한 위상학적 상태(topological state)에 대한 이론이 최근 광학분야에서 빛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 특히 벌크상태로는 전기가 흐르지 않지만 표면상태에서는 전기가 흐르는 기존의 위상절연체처럼 빛에 대해서도 ‘광학적 위상 절연체’라는 독특한 나노구조가 존재하여 대칭성으로 보호되는 가장 자리 상태(edge state)가 나타난다. 이 때 구조적 결함이 있더라도 빛의 손실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개념을 이용하여 손실 없이 빛을 전파시키는 새로운 광도파로 혹은 작은 공간 안에 빛을 가둘 수 있는 광공진기 연구가 활발하다.
* 광학적 위상절연체 : 내부에서는 빛이 모이지 않지만 표면에서는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빛이 모이는 구조.
○ 나노레이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상온에서의 안정적 동작 뿐 아니라 레이저 소자의 소형화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소자가 작아지면서 생기는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레이저 성능 저하가 문제였다.
○ 기존 가장자리 상태 공진모드는 구조의 특성상 레이저 소자의 크기가 매우 커지는 단점이 있다. 레이저의 크기를 줄이고 작은 공간 안에 레이저 빛을 강하게 속박시키기 위해서는 가장자리 상태가 아닌 다른 형태의 위상 상태가 필요하다.
2. 연구내용
○ 이번 연구에서는 고차원 위상절연체에서 발생하는 모서리 상태(corner state)를 연구하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레이저를 개발했다. 모서리 상태는 구조의 모서리(corner)에만 빛을 가둘 수 있어, 매우 작은 크기의 레이저 소자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 연구팀은 우선 2차원 Su-Schrieffer-Heeger 모델에 기반, 사각 격자의 나노구조를 제안했다. 이 구조에서는 네 모서리에서 제각각 모서리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이 상태들이 서로 가까워지면 결합하여 4개의 새로운 위상 상태로 변하는데, 이는 광학적으로 관측된 적 없는 새로운 상태이다. 이론적 분석을 통해 이러한 물리 현상을 최초로 확인했다.
○ 실험적으로 이 같은 발견을 재현하기 위해, InGaAsP 반도체 기판에 2차원 광결정 나노패턴을 제작하였다. 광펌핑을 통해 4개의 레이저 모드를 발진, 초분광 이미징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 레이저 모드가 이론적으로 예측한 모서리 상태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특히, 대각선 양쪽 모서리에서 레이저 빛이 동시에 모이는 모서리 상태는 이제껏 실험적으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위상 상태로서, 이번 연구를 통해 최초로 관측한 결과이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이번 연구는 모서리 상태의 공진모드를 서로 결합시켜 기존에 존재 하지 않던 새로운 위상 상태를 구현하고 이를 이용하여 신개념의 레이저를 개발하였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
○ 기존의 위상 레이저들은 영하 270도의 저온에서만 동작하거나 위상 상태의 고유 특성을 엄밀히 보여주지 못했던 반면, 본 연구에서 개발한 레이저는 상온에서 동작할 뿐 아니라 모서리 상태의 고유 특성 역시 잘 보여주고 있다. 4개의 모서리 상태 레이저는 각각 독특한 레이저 모양을 가지면서도 구조적 결함이 있더라도 레이저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러한 위상학적 특성의 결과로서, 모서리 상태 레이저는 가장자리 상태 레이저에 비해 그 크기는 5배 이상 작고, 레이저의 문턱값은 최대 80배 이상 더 작아졌다.
○ 위상학적으로 제어된 빛을 효율적으로 발생시키고 조절, 새로운 나노광학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광집적회로의 우수한 광원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설명

 

 

(그림1) 제작된 레이저 구조
제작된 사각격자(붉은색 표시) 레이저 구조의 전자현미경 사진. 사각격자의 네 모서리 부분에서 모서리 상태가 나타나며 이들 상태가 서로 가까워지면 결합하여 새로운 상태가 나타난다.

제공 : 고려대학교 박홍규 교수

 


(그림2) 4개의 모서리 상태
이론적으로 예측한 4개의 모서리 위상 상태(위 모식도)와 실험적으로 측정한 모서리 상태 레이저(아래 CCD 이미지 사진)의 모양. 이론과 실험이 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제공 : 고려대학교 박홍규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고려대학교 박홍규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실은 리더연구사업(창의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나노레이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나노광소자들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광학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응집물질 물리학에서 유래한 위상적 상태를 이용해 빛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특히 광학적 위상절연체라는 독특한 나노구조에서 대칭성으로 보호되는 가장자리 상태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가장자리 상태는 구조적 결함을 극복할 수 있지만 레이저 소자의 크기가 매우 크다는 단점이 있다. 레이저의 크기를 줄이고 작은 공간 안에 레이저 빛을 강하게 속박시키기 위해서 가장자리 상태가 아닌 다른 형태의 위상 상태를 연구할 필요가 있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우선 2차원 Su-Schrieffer-Heeger 모델에 기반한 사각 격자의 나노구조를 이론적으로 분석하여, 모서리 상태들이 결합하면 새로운 위상 상태로 변한다는 것을 예측했다. 실험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InGaAsP 다중양자우물 광이득 물질이 있는 반도체 기판에 2차원 광결정 나노패턴을 제작했다. 광펌핑을 통해 독특한 모양의 4개 레이저 모드를 구현했고, 이들이 이론적으로 예측한 모서리 상태임을 규명했다. 구조적 결함이 있어도 레이저가 안정적으로 동작함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체계적으로 확인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광펌핑을 통해 방출되는 4개의 레이저 모드들은 서로 매우 인접해 있어, 각 레이저의 파장이 수 nm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레이저들을 구별하기 위해 초분광 이미징 방법을 새롭게 개발하여 활용하였다. 각각의 레이저의 모양과 특성을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레이저가 모서리 상태임을 확실히 규명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모서리 위상 상태를 이용한 나노레이저라는 점이 기존의 레이저와 매우 다르다. 기존의 위상 레이저들은 영하 270도의 저온에서만 동작하거나 위상 상태의 고유 특성을 엄밀히 보여주지 못했던 반면,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나노레이저는 상온에서 동작하고 모서리 상태의 고유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4개의 모서리 상태 레이저는 각각 독특한 레이저 모양을 가지면서도 구조적 결함이 있더라도 레이저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러한 위상적 특성의 결과로서, 모서리 상태 레이저는 가장자리 상태 레이저에 비해 그 크기는 5배 이상 작고, 소모 전력은 최대 80배 이상 더 작음을 확인하였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전기로 동작하는 나노레이저는 실용적인 초소형 광원으로써, 문턱값이 낮고 발열 문제가 없어 그 효용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나노레이저는 작은 크기 때문에 전기를 주입하기 위한 전극을 위치시키기가 상당히 어렵다. 전극이 레이저 주변에 있을 경우 광학적 손실을 야기하므로 레이저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구조적 결함에도 안정적인 레이저 성능을 보이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이용하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여 전기로 동작하는 나노레이저를 쉽게 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나노레이저의 실용화를 위해 전기로 동작하는 모서리 상태 레이저를 개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