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 모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국가 경제의 뿌리인 제조업 분야의 중소·중견
기업들을
성장시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박희재(54·사진)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집무실에서 이뤄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신이 이끌고 있는 전략기획단의 앞으로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전략기획단은 우리나라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중장기 연구·개발(R&D) 전략 제시 등을 주요 기능으로 하는 전문조직으로 민간 전문가들과 산업부가 힘을 합쳐 지난 2011년 6월에 설립됐다. 이 때문에 전략기획단장은 우리나라의 최고
기술책임자(CTO)로 통한다.
지난해 4월 취임해 오는 2016년까지 기획단을 이끌게 된 박 단장은 벤처기업가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난 2003년 서울대 실험실 1호기업인 에스엔유프리시전을 창업해 오늘날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대표기업으로 키웠다.
그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큰 폭의 무역적자의 원인이 핵심기술과 소재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수출을 하기 위한 아이템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전략기획단의 역할도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강소 제조기업 육성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세계 1등 제품은 1500여 개이고,
독일이 700여 개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조선 등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제품 64개에 불과하다. 이 같은 수치는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으며 그만큼 경제성장 및 산업경쟁력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단장은 “올해
집중 지원할 산업엔진 13대 프로젝트는 산업전반적으로 파급 효과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50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가 290여 차례 회의를 통해 선정했다”며 “이를 통해 중소·중견기업들의 기술역량을 향상시켜 성장을 촉진하는 한편 대기업,
대학 및 출연연구소와의 협력체계를 조직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자율주행
자동차 제조기술을 예로 들었다. GM, BMW, 토요타 등이 202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 중이어서 오는 2023년까지 4862억 달러(약 517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박 단장은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조성됐을 때 중소·중견 부품업체들의 생산기반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이들 13대 프로젝트가 기술개발과 제품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