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X파일]판교로 간 펀드매니저…‘운용업계 철학을 바꾼다’
현재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 등 대부분 금융투자회사들은 서울 여의도 아니면 사대문 안쪽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습니다. 네트워크 형성에 유리하고 기관투자자 방문이나 세미나 개최 등 여러 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장을 중시하는 강 회장이 “그쪽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스스로 기업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젊은 펀드매니저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전은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 받습니다.
에셋플러스운용이 ‘판교 시대’를 연 지도 벌써 한 달을 맞았습니다. 지난 3일에는 판교 이전 한 달을 맞아 오픈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그동안 에셋플러스 직원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으로 겸사겸사 판교를 찾았습니다.
신사옥은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로 판교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리치투게더(함께 부자가 되는) 센터’입니다. 안에 들어가서 보니 가장 먼저 회사가 굉장히 젊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직원들 평균 나이가 낮아져서가 아니라 의상이나 분위기 등 판교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생동감이 몸에 배었기 때문일 겁니다.
2000년부터 에셋플러스에서 근무해 온 이관우 상무는 “매일 오전 회의가 끝나면 직원 2명씩 짝지어서 가볍게 기업 탐방을 다녀오고 그곳 직원들과 점심도 먹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상무는 “테크노밸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상가타운이 나오는데 서울과는 다른 세상이 따로 있다”라면서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러 가면 확실히 판교만의 젊고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저도 거의 점심은 일부러 (상가타운 쪽으로) 건너가서 먹으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리치투게더센터 바로 뒤편에는 NC소프트 본사 건물을 비롯해 NHN엔터테인먼트, 넥슨, 네오위즈, 한컴, 다산네트웍스, 카카오톡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생명공학기술(BT), 문화기술(CT) 벤처기업들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 있다보니 자기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다고 합니다.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판교 사옥 내부 |
에셋플러스만의 운용철학은 단순합니다. 시장을 선도하는 1등 기업에 투자하고,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차세대 기업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철학입니다. 이 같은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서울이라는 장소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그들의 이런 자신감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여의도 증권가와 뚜렷이 대비됩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4~12월 기준)에서 국내 전체 증권사는 2002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지점과 애널리스트 조직을 축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흉흉합니다. 그런데도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증권가는 조사연구비 지출에 인색했다는 집계도 나옵니다.
에셋플러스운용측은 “이럴 때일수록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상무는 “주식 시장을 보면 계속 지수를 신경쓰게 된다”면서 “물론 시장의 구조적인 큰 변화는 중요하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세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건지 예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순식간에 퍼진 것처럼 어느 순간 전기차가 우리 곁에 와 있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강방천 회장은 “서울에선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가격만 보고 있다”면서 “점심시간에 여의도 직원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가 얼마를 받고 이직했다더라 등의 말만 나온다고 하는데 안타깝다. 남들과 다른 해석ㆍ풍성한 상상을 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이 정말 좋은 펀드매니저”라고 밝혔습니다.
에셋플러스운용의 끊임없는 자기혁신 노력이 비단 운용업계 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투자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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