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판교테크노밸리 가보니…1년만에 격세지감?
[디지털 타임즈 8면| 기사입력 2013-01-30 20:00 ]
200여 기업 속속…`한국판 실리콘밸리` 위용
초기 `공사중` 분위기 벗고 빌딩숲 변신
유사환경 기업 공동 연구ㆍ제휴도 가능
부족한 주차공간ㆍ교통편 해결은 과제
1년 전만 해도 20만평 들판 위에 듬성듬성 세워진 건물과 공사부지가 전부였던 판교가 `건설중인 도시' 느낌을 벗고 `활력'을 찾고 있다.
경기 성남시 삼평동 일대에 자리잡은 판교테크노밸리를 찾은 지난 29일. 안랩과 솔리드웍스 건물 맞은편으로 NC소프트 R&D센터가 외관공사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IT인들의 모습은 초기 입주했던 기업들이 서울을 떠나 여러 가지 환경에서 고립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보이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2011년 10월 판교에 입주한 안랩 황미경 부장은 "구로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스타트업이 많고, 서울 상암단지는 콘텐츠ㆍ미디어 기업 중심인 반면, 이곳은 각 분야에서 자리잡은 중견 규모 SW기업들이 모여있어 `한국판 실리콘밸리'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만 하다"며 "짧은 기간에 클러스터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지원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은 210여개로, 이중 IT기업이 117개다. 각 분야 대표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IT 클러스터'로서 기능이 막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주요 IT기업들이 몰려있는 대왕판교로 인근에는 안랩, 한글과컴퓨터, 다산네트웍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자리잡고 있고 한창 내부공사중인 엔씨소프트 R&D센터에 2200명이 올 여름에 입주한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신호등 하나 건너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국산 SW 기업들간에 융합 연구나 제휴가 가능한 환경"이라며 "식사시간이나 광장을 오가면서 마케팅 담당자들이나 친한 개발자들이 수시로 마주치고 있어 `소프트'한 공동 연구 분위기가 서서히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IT기업 홍보담당자들의 모임도 곧 만들어질 예정이다.
판교 입주사 관계자들이 말하는 장점 중 하나는 유사한 환경의 회사들의 집적으로 인한 복지 극대화 효과다. 비슷비슷한 규모의 중견IT사들이 모여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복지가 향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각 회사 멤버로 구성된 직장인밴드나 사물놀이패 공연이 펼쳐지며 판교만의 문화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초창기에 많이 지적됐던 생활 편의시설의 불편함도 개선되고 있었다.
윈스테크넷 관계자는 "4∼5개월 전만 해도 업무 외에 모든 것이 불편했고, 회식을 해도 인근 야탑이나 서현, 강남까지 나가야 했지만, 지금은 병원을 비롯한 편의시설이 많이 들어서 안에서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주차공간 부족과 불편한 교통이 대표적이다. 기자가 판교를 찾은 29일에도 대왕판교로 주변에는 2∼3중으로 주차한 차들이 빼곡했다. 입주업체들이 성남시에 꾸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한편, 판교테크노밸리는 일반연구용지와 연구지원용지로 구분되는데, 이중 일반연구용지에는 편의점, 식당, 카페 등 근린생활시설 입주가 불가능하다. 도심과 그렇게 멀지않아 특별한 세제혜택이 없고, 10년 전매제한 대상이어서 잠시 입주했다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거래를 할 수 없다.
판교테크노밸리지원단 관계자는 "입주조건은 꽤 까다로운 편으로 IT, BT, CT를 기본으로 융복합기술분야 R&D센터를 선호한다"며 "2011년 5월까지 3차 분양을 마치고 용지 분양은 완료했고, 이제는 비어 있는 연구지원용지에 임대 입주만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강동식ㆍ신동규기자 dskang@
◇판교테크노밸리=2001년 12월 정부가 성남판교택지개발예정지구를 지정하면서 구체화된 판교테크노밸리는 IT와 융합기술이 발전하는 글로벌 연구개발(R&D) 클러스터를 목표로 해 유치업종을 IT, BT, NT, CT 등 첨단산업 업종으로 제한했다. 2006년 5월 부지조성공사 기공식과 함께 조성작업이 시작됐으며, 2015년 12월 입주기업 건축공사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혁신 클러스터 조성이다. 2015년 이후 한국 대표 혁신 클러스터로서의 글로벌 위상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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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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