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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과학기술인상,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 선정-금속 자석 고정관념 깨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자성체 규명

하이거 2020. 11. 4. 13:36

202011월 과학기술인상,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 선정-금속 자석 고정관념 깨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자성체 규명

 

과학기술안전기반팀 작성일 2020.11.04.

 


11월 과학기술인상,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백종범 교수 선정
- 금속 자석 고정관념 깨고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자성체 규명 -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 이하 ‘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1월 수상자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ㅇ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원을 수여한다.

□ 가구나 냉장고 문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기차 모터 등 첨단산업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자석은 우리 삶에 필수 불가결한 핵심 소재다. 기존에는 금속물질만 자성을 가지기 때문에 자석은 금속으로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었는데 백종범 교수는 이런 통념을 깨고 유기 플라스틱 자석의 존재를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실증을 통해 산업적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ㅇ 1831년 11월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자기유도법칙을 발표한 이래 전자기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텔레비전과 컴퓨터, 스마트폰과 전기차에 이르는 다양한 전자제품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ㅇ 이들 제품의 디지털화, 경량화 추세에 따라 무거운 금속 자석을 대체할 소재 개발이 요구되는 가운데 가볍고 생체 친화적이며 가공이 쉬운 플라스틱 자석의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탐구되었다.
ㅇ 하지만, 탄소로 이루어진 유기물은 전자가 화학결합으로 단단하게 묶여 자성을 갖기 어렵다. 2004년 영국 더럼대 연구진이 플라스틱 자석을 네이처에 보고하였지만, 그 재현성이 검증되지 않아 논문이 철회된 뒤 학계에서는 유기물 자성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 백종범 교수는 가벼운 유기 플라스틱도 금속처럼 자유전자가 많아지면 자성을 띨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금속 오염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유기물이 자석에 이끌려 오는 실험을 진행하여 유기물 자성체의 실체를 증명하였다.

ㅇ 연구팀은 탄소 원자가 포함된 유기화합물인 TCNQ를 섭씨 155도 고온에서 반응시켜 자성을 띠는 플라스틱(p-TCNQ) 제작에 성공했다. 합성된 플라스틱은 전자 스핀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서로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강자성*을 보였다.
* 강자성: 물질 외부에서 자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화돼 자석이 될 수 있는 성질

ㅇ p-TCNQ로 이름 붙여진 플라스틱 자석은 2018년 8월 학술지 켐(CHEM)에 발표됐으며, 연구팀은 녹슬지 않고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자석의 장점을 활용해 MRI 조영제, 전기차 모터 등 실생활에 응용 가능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유전자를 가진 유기물 구조체를 설계하여 플라스틱 자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라며 “강자성의 세기를 높이는 후속연구를 통해 자성체 연구 분야의 초석을 다지고 금속 자석의 단점을 보완하여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참고 1. '20년 11월수상자 주요 연구성과 설명
2. '20년 11월수상자 이력
3. '20년 11월수상자 인터뷰

참고1

'20년 11월수상자(백종범 교수) 주요 연구성과 설명

<세계 최초 유기 강자성체 구현 및 증명>

 

ㅇ 유기 강자성체 구조 (좌) 및 강자성체 발현 메커니즘 (우)

금속이 아닌 유기물은 스핀이 상쇄하여 강자성을 가지기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TCNQ라는 유기화합물을 고온에서 촉매와 반응시켜 p-TCNQ라는 망상구조의 고분자를 설계하고 제조하였다. TCNQ가 망상구조의 고분자로 만들어지면 아주 잠깐 자유전자 (그림의 하늘색 점 및 화살표)가 생성된다. 하지만 고분자가 편평한 구조가 아닌 뒤틀린 구조로 형성되면서 자유전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특정 자리에 갇히게 된다. 이렇게 스핀의 상쇄를 방해하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거리를 둠으로써 스핀 방향을 정렬시켜 강자성을 구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고분자 기반 유기물도 상온에서 강자성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ㅇ 상온 (300K)에서 강자성 규명

p-TCNQ 내에 자유전자가 있음을 전자 스핀 공명(ESR) 분광법으로 확인하고 자성 측정 장비로 강자성을 증명하였다. 또한 자석에 미약하게 이끌려 오는 간단한 실험을 진행하여 유기 자성체의 실체를 직접 보여주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금속 자성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2

'20년 11월수상자(백종범 교수) 이력


□ 인적사항

o 성명 : 백 종 범

o 소속 : 울산과학기술원


□ 주요 경력
o 2008. 8. ~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o 2016. 8. ~ 2017. 7. 미국 국립연구소 PNNL 방문교수
o 2008. 8. ~ 2009. 8. 미국 조지아공대 방문연구원
o 2003. 9. ~ 2008. 8. 충북대학교 화학공학부 조교수/부교수
o 1999. 12. ~ 2003. 8. 미국공군연구소(AFRL/UDRI) 고분자부 연구원(P2)
o 2011. 01. ~ 2018. 12.. Carbon Letters 부편집장
o 2020. 01. ~ 현재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편집위원
□ 전문 분야
o 탄소 기반 소재 개발 (탄소 나노 튜브, 그래핀)
o 고분자 기반 다공성 유기물 개발
o 유기물 기반 에너지 소재 개발

 

참고3

'20년 11월수상자(백종범 교수) 인터뷰


가구와 냉장고 문을 편리하게 여닫도록 도와주는 일상생활 속 자석부터 전자제품, 반도체는 물론 MRI와 전기차 모터 등 첨단산업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되는 자석은 우리 삶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소재입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막대자석부터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해야 하는 고가의 희토류자석과 네오디뮴 자석까지 종류도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중요한 사실은 첨단 산업이 발전할수록 고성능 자석, 기존 금속 자석의 단점을 보완할 신개념 자석에 대한 요구가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UNIST 백종범 교수는 ‘금속물질만 자성을 갖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유기 플라스틱 자석의 존재를 증명한 혁신적인 연구자입니다. 고분자공학을 전공하고 오랜 기간 고내열성 고분자합성 연구를 진행해온 그는 플라스틱 자성체 연구는 물론 새로운 그래핀 제작 방법 개발과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물 전기분해촉매 개발 등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다양하고 넓은 연구에 매진해 왔는데요. 연구를 진행할 땐 여전히 설렘으로 밤잠을 설친다는 천생 과학자이자 실생활에 응용 가능한 쓸모 있는 기술을 완성하고자 노력하는 공학자이기도 합니다. 과학자로서, 그리고 스승으로서 투철한 책임감과 열정으로 모범을 보여 준 백종범 교수의 연구이야기를 소개합니다.

o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수님의 연구성과가 대내외적으로 큰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수상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일반적으로 자석이라 하면 금속을 떠올리는데, ‘무거운 금속이 아닌 가벼운 유기플라스틱에 자성을 부여하면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관련 문헌을 조사하다보니, 2004년 영국 더럼대 연구진이 네이쳐(Nature)에 최초로 플라스틱자석을 보고했음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재현성이 검증되지 않아 금속의 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결론이 났고 논문이 철회되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한동안 침체되었습니다. 이후 플라스틱 자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진 탓에 우리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번 성과 역시 네이처(Nature)를 비롯한 상위 저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였음에도 심사자들의 플라스틱자석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지 못하여 3년간 12번의 논문거절을 당한 후 마침내 세상에 알릴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이렇게 뜻깊은 상으로 연결되어 매우 기쁩니다.


o 오랜 시간 탄소 분야 연구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그래핀 제조 방법을 개발하고 차원조절 유기체*를 개발하는 등 독창적인 연구영역을 개척해 오셨습니다. 교수님의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주세요.

* 차원조절 유기체: 고분자는 1차원의 선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차원조절 유기체는 기존의 선형 구조를 벗어나서 2차원 또는 3차원의 층상 구조이거나 망상 구조로 이루어진 새로운 개념의 유기체를 뜻함.

- 오랜 기간 고내열성 고분자합성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탄소소재를 접하고 플라스틱 자성체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연구를 꼽자면 실험실에서 혼합물을 섞을 때 쓰는 쇠구슬(ball-mill machine)에 흑연과 고체 상태 이산화탄소인 드라이아이스를 넣고 기계적인 힘으로 분쇄해 그래핀을 대량생산하는 방법을 개발 한 것입니다. ‘지름 5㎜인 쇠구슬이 회전하며(자전) 이동하는(공전) 이중의 힘으로 흑연의 층을 떼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가 2012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려 화제가 됐고 관련 기술을 국내 중견기업에 기술이전하여 상용화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 또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물 전기분해촉매 연구도 의미가 큽니다. 수소는 청정원료의 상징과도 같은데요. 지금까지 고가의 귀금속 백금을 촉매로 사용하여 경제성 측면에서 양산에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또한 반응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많아 친환경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기도 하죠. 이들 문제를 해결해야 진정한 청정원료가 될 수 있는데요.‘그래핀 대신 탄소원자와 질소원자가 2:1의 비율로 분포한 그래핀 구조 물질을 만들면 질소원자 6개가 둘러싼 공간이 생기고 여기에 금속을 넣으면 안정하면서도 효율은 뛰어난 촉매가 될 수 있지 않을까?’란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험으로 구현하는 3개월 동안 흥분과 기대에 잠을 설친 날이 많습니다. 다행히 예상한 구조대로 물질이 만들어졌고, 세계 최고 성능의 물 전기분해촉매를 개발해 2017년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했으며, ‘2017년 10대 나노기술’로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습니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3년 연속 클레리베이트 에널레틱스(Clarivate Analytics)에서 선정한 세계 상위 1% 과학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o 최근에는 금속성 무기물만 강자성을 띤다는 편견을 깨고 유기 강자성체의 존재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셨습니다. 관련 연구 내용 및 의의를 설명해주세요.

- 유기 자성체는 가볍고 생체 친화적이며 가공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연구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유기 자성체는 금속이 오염되어 있어서 연구의 재현성이 없거나 상온에서 구현이 안 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금속의 오염을 완벽히 차단하여 자성 특성이 유기물에서만 나타나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또한, 이번에 개발한 고분자는 구조가 뒤틀려 있어서 자유 전자(스핀)를 특정 장소에 가둘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유전자의 이동을 방해하는 역발상으로 상온에서도 강자성을 보임을 증명했습니다.

o 유기물 강자성체를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촉매를 이용하여 새로운 구조체를 설계·합성함으로써 유기자성체 구현에 성공하셨습니다.

- 유기 자성체 제조에 사용한 산성 촉매인 트리플루오로메테인술폰산(TFMSA)은 단량체를 서로 이어 고분자로 만들어내는 강력접착제 같은 존재입니다. 단량체는 하나의 퍼즐 조각, 고분자는 완성된 퍼즐이라 생각하면 좋습니다. 탄소 원자가 포함된 유기화합물인 TCNQ가 단량체일 때는 자성을 보이지 않다가 고분자가 되어 구조가 뒤틀리면 강자성을 가지게 되죠. ‘고분자 내에 자유전자가 많이 있게 하려면 어떻게 재료를 디자인해야 할까?’라는 궁금증이 이번 연구업적을 이룰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TFMSA로 뒤틀린 구조로 고정되어 있는 고분자를 만들고 그 자성 특성을 밝혀냄으로써 유기물 자성체 연구 분야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강자성의 세기를 더 높이는 후속연구를 수행하여 MRI 조영제 등과 같은 실생활에 응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o 1831년 11월 24일은 마이클 패러데이가 전자기유도법칙을 영국 왕립학회 논문으로 제출하며 전기와 자기에 대한 베일을 벗긴 날이기도 합니다. 이후 세계적으로 전기와 자기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추진되며 첨단산업 발전을 견인했습니다. 교수님의 유기물 강자성 물질 개발은 전기전자의 미래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될까요?

- 금속 기반 자석의 가장 큰 단점은 무게입니다.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자동차 엔진은 공해문제로 점차 사라질 전망입니다. 수년 뒤 도로는 친환경 배터리 전기차와 연료전지 전기차로 채워질 것입니다. 화석연료 자동차 엔진에 해당하는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이 전기모터입니다. 모터의 경량화 기술이 미래 자동차기술의 핵심이라고 볼 때, 성능 좋은 플라스틱자석 개발이 시급합니다. 이번 연구성과는 플라스틱으로 자석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을 확립한 것으로, 앞으로 자성의 세기를 모터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게 끌어 올리는 것이 남은 숙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o 지난 20여 년간 그래핀부터 수소생산용 촉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기재료 연구에 헌신하며 우리나라 화학발전에 이바지하셨습니다. 특히 이들 성과가 우리 사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실용화 노력에도 앞장서셨죠?

- 저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지향합니다. 실험실 규모에서 뛰어난 성능을 지닌 소재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여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낼 수는 있을지 몰라도, 대량생산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없으면 인류의 삶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8년 루시투엔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2017년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물 전기분해촉매를 기반으로 루시투엔에서 전기분해전극을 양산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전극의 성능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2019.01.17.>에서 지향하는 2030년 수전해 전극 성능목표(수소 224L/KWh)를 이미 초과 달성(수소 250L/KWh)하였습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다른 연구 결과들도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기여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o 과학자로서 자신만의 연구테마를 찾아 길을 개척하고, 세계적인 학자들과 경쟁해 오셨습니다. 평소 연구에 임하는 기본자세와 교수님 연구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지도 들려주세요.

- 연구 경쟁력은 ‘열정, 끈기, 부지런함’입니다. 새롭고 설레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결과가 궁금해서 몇 달간 잠을 설칩니다. 학생들에게도 늘 이야기 합니다. 어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요. 촛불을 한 개씩 20개를 태워도 라면 물을 못 끓이지만, 한번에 20개를 동시에 태우면 라면 물을 끓일 수 있음을 설명하며 뜻하는 바를 이루려면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 합니다. 연구자로서의 기본철학은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연구를 하자’입니다.

o 대학 연구실을 이끄는 스승으로서도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평소 학생들과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 초등학교 2학년까지 전기가 들어오진 않는 산골에서 성장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처음 도회지에 나와 자취를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7살 때부터 산으로 소를 먹이러 다녔습니다. 나보다 덩치가 몇 배 큰 소도 뒤에서 끈을 잡고 좌우 방향만 잡아주면 목적지로 잘 갑니다. 학생들 지도도 뒤에서 코치만 하지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자고로 연구자는 마음이 편하고 자유롭게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실 운영 기조는 자유방임주의입니다. 근태시간도 정해진 것 없이 일하고 싶을 때 나와서 일하고 자유롭게 연구합니다. 다만 자신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재미있는 연구를 끈기 있게 추진하길 당부할 뿐입니다.

o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 연구 성과 중 앞서 소개한 물 전기분해촉매 기술은 상업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실험실 연구성과가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단기 목표는 세계 최고 성능의 수전해 전극으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여 수소연료전기자동차에 충전할 수 있는 수소 스테이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장기 목표는 항상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o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1) 앞에서 소를 끌면 소는 따라오지 않으려고 본능적으로 버팁니다. (2) 그런데 뒤에서 방향만 잡아주고 따라가면 알아서 잘 가죠. (1)과 (2)의 차이는 ‘자의냐?’, ‘타의냐?’입니다. 소도 이럴진대 하물며 사람이야 말해서 뭣하겠습니까? 시켜서 억지로 일하게 하면 며칠은 효과가 있겠지만 수년이 걸리는 연구에서는 십중팔구 역효과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한번 사는 인생이지만 그 행로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1)사느냐(능동적), (2)살리느냐(수동적). 즉, 학생들이 능동적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삶을 살려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그런 기준으로 갈 길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