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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연 대표 "주력 아이템 바꾸고 품질 높여 생존"

하이거 2013. 12. 23. 08:44

김대연 대표 "주력 아이템 바꾸고 품질 높여 생존"

 

"기업 운영은 자전거와 같아서 가만히 서 있으면 넘어집니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살아남을 수 있죠."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연 윈스테크넷 대표의 첫 인상은 부드러웠다.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하던 그는 회사 운영의 제1덕목으로 일희일비하지 않는 '긴 호흡'을 강조했다. 지난 15년간 시장을 거스르지 않고 달려왔다는 그에게서 부드럽지만 강한 뚝심을 엿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기업에 이윤이란 치열하게 생존하기 위한 과정에서 생기는 보너스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 이윤은 경영 외에도 시장 흐름, 정부 정책, 운 등 다양한 요인이 맞아야 하지만 생존 자체는 온전히 기업 몫"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꾸준한 실적을 달성해 평탄하기만해 보였던 윈스테크넷의 성장 비결은 이와 같은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김 대표는 윈스테크넷 입사 전 16년간 섬유업체 코오롱의 영업·기획 등 경영 파트에서 일했다. 그러다가 벤처 붐이 일었던 1999년 윈스테크넷에 입사해 현재까지 일하고 있다. 당시엔 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벤처 쪽으로 우수 인력이 몰려들던 시기여서 업종 간 이직이 자유로웠다.

2000년 업계 최초로 침입탐지시스템(IDS)을 출시해 주목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200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세를 불려가던 윈스테크넷은 상장 초기 큰 시련을 겪는다.

2003년 초 전국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를 계기로 통신망 시장의 트렌드가 IDS에서 침입방지시스템(IPS)으로 급격히 전환됐다. IDS가 통신망의 장애 발생 여부를 탐지만 하는 기술이라면 IPS는 감지된 오류를 차단까지 해주는 기술.

당시 IDS 선도업체로 이름 날렸던 윈스테크넷은 급변하는 시장에 대처하지 못해 이듬해 2004년까지 매출 급감 등의 시련을 겪는다. 김 대표는 "기술적인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덜 느껴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것 같다"며 "당시 후발 업체에 기술적으로 따라잡힐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 지금도 아쉽다"고 말했다.

그동안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처음부터 시작한 윈스테크넷의 실적은 2005년부터는 정상화됐다. IDS에서 IPS로 주력 아이템을 전환하고, 그간 다져왔던 기본 기술을 바탕으로 품질을 더욱 향상시켜 나갔다.

김 대표는 매년 쉽지 않다면서 위기는 항상 잔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네트워크 보안 분야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신 프로그램의 개발로 얻을 수 있는 모멘텀도 거의 없다. 분야 성격상 '뒷수습'이 주업무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해커가 새로운 방식의 공격 유형을 개발해서 이를 공격하면 그걸 막아내는 것이 주업무이기 때문에 매출의 급성장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현재 대기업 편향적인 인력 수급으로 미래도 어둡다고 말했다. 벤처 붐 당시 흘러든 우수 인력들이 지금은 모두 고갈된 상태로 그 자체가 위기라는 것이다.

김 대표의 인사 채용 기준은 '참한 인재'다. 그는 "최근 창의력이나 개성을 강조하는 소위 '튀는 인재'를 선호하는 기업이 부각되고 있는데 윈스테크넷엔 그보다는 어디서나 어울리고 조직에 수월하게 융화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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