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는 뜻으로 ‘뽀통령’이란 별명을 가진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가 인기가 많은 비결은 뭘까?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는 동안 아이들이 TV 앞에서 떠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귀여운 캐릭터들의 오밀조밀한 움직임. 그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애니메이터다. 애니메이터는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에 다양한 표정과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지난해 제48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금메달을 받은 김민혁 군(대구 관광고 3)은 뽀로로를 만든 회사 오콘에서 애니메이션 기획과 사업을 담당하는 우지희 상무를 경기 성남에 위치한 오콘 판교 사옥에서 최근 만났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분업화 애니메이터는 어떤 진로경로를 거쳐서 될 수 있을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데는 많은 인력이 투입된다. 제작 단계도 복잡해 실제 애니메이션 회사 대부분은 분업이 이뤄진다. 캐릭터에 피부를 입히는 ‘매핑’, 캐릭터들이 움직일 수 있게 관절을 만들어 주는 ‘리깅’ 등의 캐릭터 세팅이 완료되면 애니메이터는 그림으로 구체화한 시나리오를 보고 세팅된 캐릭터에 표정과 움직임을 만든다. ‘뽀로로’ 특유의 걸음걸이와 귀여운 입의 움직임 등도 애니메이터가 만들어 내는 것. 애니메이터가 동작들을 만들어 냈다면 이후 다른 사람이 캐릭터를 맡아 조명으로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더빙, 음악 등이 들어가면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완성된다. 애니메이션 제작 분야는 콘셉트 디자이너, 시나리오 작가, 애니메이터, 조명 등의 역할이 정해져 있어 학생이 어떤 쪽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공부할 내용과 진로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우 상무는 “애니메이션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본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해본 뒤 그것이 무엇이든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캐릭터에 생명력 불어넣는 애니메이터… 관찰하라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어떤 능력을 쌓아야 할까요?”(김 군) 우 상무는 “반드시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에 진학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상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모델링 직무, 시나리오를 그림으로 구체화하는 스토리보드 직무 등에서 애니메이션 학과 출신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상무는 “인턴 기회를 활용해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면서 “애니메이터 일을 하다 보면 기술적인 능력은 자연스레 향상되지만 캐릭터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은 지금부터 꾸준히 노력해야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훌륭한 애니메이터는 시나리오에 표현되어 있는 걸 단순히 표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그림 사이에 있는 감정들을 해석해 캐릭터의 구체적 움직임으로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기분이 좋아 친구 집을 향해 뛰어가는 상황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기계적으로 뛰기만 하는 동작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뛰다가 중간에 넘어져도 기분 좋게 다시 일어나는 상황을 넣어 표현할 수 있다. 캐릭터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려면 주변 사람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낙천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기분 나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기분이 좋을 땐 어떻게 걷는지 등 끊임없이 사람들을 관찰한다면 자신만의 정보가 쌓여 실제 작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애니메이터는 동작을 만들어 낼 때 시청자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시청자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까’라는 고민을 통해 어떤 그림이 적절할지 판단하는 것도 애니메이터의 몫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고민에 빠진 상황을 표현할 때 뽀로로 같이 유아들이 주 시청층이라면 단순히 머리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상황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 반면 주인공이 벽에 기대 한숨을 쉬고 제자리를 빙빙 도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면 유아들은 이해할 수 없다. “유머를 동반해 사람들을 재밌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만화입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약간 과장하면서 웃음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장면별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애니메이터의 역할이죠. 2D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우 상무) ▼ “학교서 배우는 이론만큼 현장경험 중요” ▼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분야 전문가들이 말하는 진로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산업 규모가 커지는 분야다. 영화 산업도 많은 부분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산업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많은 청소년이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개발 분야 진로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진로경로를 거쳤을까. 김남희 한국방송통신아동콘텐츠협회 사무국장, 맹주공 투바앤 감독, 서상일 꼬레엔터테인먼트 감독, 우지희 오콘 상무, 정미경 한국캐릭터협회 부회장 등 전문가 5인이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분야 진로의 특징을 살펴보자. 전문가들은 고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학에 진학해 전문성을 향상시켰다. 대학 전공은 서양화과, 산업디자인, 광고디자인 등으로 다양한 편. 최근에는 많은 대학에 애니메이션 학과가 신설되면서 학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전문가 대부분은 대학을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관련 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입사 초반 업무는 간단한 그림그리기와 같은 기초 작업부터 전반적인 연출과 기획아이디어를 내는 일을 담당했다.” 김남희 한국방송통신아동콘텐츠협의회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임금도 낮고 본인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막연히 ‘재밌겠다’라는 생각만으로 일을 지속하기 힘들 수 있다”며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서상일 꼬레엔터테인먼트 감독은 “애니메이션 분야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현장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애니메이션 선진국가의 사례들을 찾아보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맹주공 투바앤 감독은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과 창의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 한국캐릭터협회 부회장은 “책을 많이 읽고, 주변 사물에 생명이 있다고 생각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해외연수 경험이 필수는 아니다. 전문가 5명 중 3명은 해외연수 경험이 없다. 우지희 오콘 상무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환경은 외국과 많이 다르다”며 “외국에 연수를 가면 그곳의 제작환경에 익숙해지므로 주로 해외에서 일을 계속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에게 “애니메이션 분야는 파트별로 각자 맡은 세부적인 임무에 따라 분업이 진행되는 직업 분야”라며 “서로 다른 업무를 맡은 사람들과 끊임없이 의사소통하며 내용을 보완·발전시켜야 하는 직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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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신나는 진로]"훌륭한 애니메이터…주위 사람 잘 관찰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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