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학소재 기업 바커케미칼이 한국에 설립한 실리콘전기전자기술연구소(CoEE)가 출범 2년 만에 9개 기술을 개발하고 이 중 절반을 상품화했다. 바커 본사가 마련한 글로벌 행사에 지역 연구개발(R&D) 조직으로는 유일하게 초대받는 등 R&D 현지화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CoEE를 총괄하는 정규하 바커코리아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각) 독일 부루크하이젠에서 열린 ‘바커 글로벌 미디어 워크숍’에 참석, LED·디스플레이·자동차 전장·반도체 등 4개 부문에서 9개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이날 토비아스 올러 아시아지역 총괄 회장을 비롯한 각 사업부 임원과 함께 분야별 전략을 발표했다.
CoEE는 지난 2012년 3월 경기도 판교에 설립된 바커의 글로벌 R&D센터다. 바커는 전자산업 강국인 한국의 R&D 기반을 활용하기 위해 CoEE를 만들었다. 올러 회장은 “CoEE가 아시아 지역 9개 기술센터 중 특정 분야의 핵심 기술센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CoEE는 출범 이후 총 9개 기술을 개발했다. 이 중 실리콘 NRI(Negative Refractive Index) 봉지재, 실리콘 렌즈 소재, 다목적 RTV-1(실온 경화성) 실리콘 접착제, 광학 접착용 실리콘 등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출시됐다.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용 열전도 소재와 고굴절·고휘도용 HRI(High Refractive Index) 봉지재는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고온 실리콘 리플렉터, 열전도 갭필(gap-fill) 소재, 실리콘 전구체 기술도 상품화를 위한 막바지 R&D 작업에 들어가 있다. 출범 2년 만에 얻은 성과로는 적지 않다.
정 부사장은 “한국을 중심으로 출시한 후 바커 본사와 지역본부 요구에 맞춰 출시 지역을 넓혀갈 것”이라며 “일부 제품은 대기업 고객사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바커는 R&D에서 ‘패스트 팔로어’와 ‘퍼스트 무버’ 전략을 병행한다”며 “CoEE 성과를 가속화하기 위해 현재 15명 수준인 인력을 올해 2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글로벌 미디어 워크숍은 이례적으로 ‘아시아’를 주제로 진행됐다.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은 바커는 2014년의 초점을 아시아에 맞췄다. 올러 회장은 “아시아는 화학·제약 제품의 세계 최대 제조·소비 시장”이라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바커는 이미 지난해 전체 매출의 41%를 아시아에서 올렸다.
올러 회장은 “아시아 현지에 기술센터와 생산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라며 “아시아가 바커 미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루크하이젠(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