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으로 풀어 본 코넥스시장
[연합뉴스2013/06/30 05:51 송고]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 출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코넥스시장이 문을 열면서 과연 정부와 업계의 기대대로 '창조경제'의 동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안내한 코넥스시장의 운영 방식과 준비상황을 일문일답으로 풀어 본다.
-- 코넥스시장의 출범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 유가증권시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간판시장이고, 코스닥이 우량 중견기업이 거래되는 시장이라면 코넥스는 초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양성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기업을 찾아 정규시장으로 '졸업' 시키는 예비학교로 기능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창업 초기단계의 중소기업이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고 회수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드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 코넥스시장에 상장되는 기업들은 어떤 곳들인가.
▲ 다음달 1일 상장되는 21개 '상장 1호' 기업들은 대체로 기술력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곳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정자문인들이 시장 출범 초기에 실패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기업 선정에 신중을 기한 결과 상당히 우량한 기업들이 대거 몰렸다. 실제 코넥스 상장 요건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 중 하나만 충족하면 되지만 '1호' 기업들의 자기자본은 평균 103억원이고,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6억원과 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은 1∼2년내 코스닥 이전상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 및 의료기기가 5곳으로 가장 많고 반도체 장비 4곳, 소프트웨어 3곳, 자동차부품 2곳 등이다. 거래소는 코넥스시장에 연말까지 50개 기업이 상장해 연내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코넥스 상장사와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어떤 것이 있나.
▲ 일단 진입 장벽이 상당히 낮다. 중소기업의 코스닥 진입이 쉽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상장 요건과 공시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예컨대 코스닥 상장사의 의무 공시항목은 64개지만 코넥스는 29개에 불과하다. 대신 지정자문인이 기업현황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된다. 50명 이상 투자자에게 증권취득의 청약을 권유해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고, 주권 비상장법인과 합병할 때 합병가액 산정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등 합병관련 규제가 느슨한 점도 장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면 코스닥시장에 상응하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벤처캐피털이 코넥스 상장 2년 이내 기업의 신주에 투자할 때는 비상장 벤처기업 신주 투자와 같은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 지정자문 증권사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진입을 원하는 창업·중소기업을 심사해 상장을 돕고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능력을 키워 코스닥 진출을 돕는 '산파'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의 중소기업 전용 국제시장인 대체투자시장(AIM)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AIM 시장에서는 상장에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지정자문인을 두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넥스가 비슷한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개점휴업 상태인 장외시장 '프리보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투자 가치가 있는 중소기업을 골라내는 지정자문 증권사들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말한다. 지정자문인은 상장 이후에도 기업의 공시 업무와 기업설명회(IR)를 지원하고 상장 규정을 준수하는지 관리할 책임을 진다.
-- 코넥스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방법은.
▲ 코넥스는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리스크가 큰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시장인 만큼 전문성과 위험 감내 능력을 갖춘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털, 고액자산가에게만 참여가 허용된다. 개인 투자는 기본 예탁금이 3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에게만 허용된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간접·분산투자를 통한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거래소는 업계와 함께 공모형 중소형벤처펀드 등 투자 신상품 개발을 논의 중이며, 코넥스 전용 장기형 랩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시장 규모나 수익률, 투자자 수요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펀드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시초가 산정과 매매는 어떻게 이뤄지나.
▲ 공모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사모 발행가격이나 기관투자자 주권 발행가액을 평가가격으로 산정하게 된다. 이밖의 경우 주당순자산가치를 평가가격으로 하고, 주당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이거나 적용이 어려울 때는 지정자문인이 제시하는 가격 및 산정방법 등을 토대로 거래소가 평가가격을 정한다.
매매 방식은 30분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제시한 수량과 가격을 모아 서로 맞는 가격에 거래를 체결하는 단일가 경쟁매매방식을 채택했다. 호가 범위는 공모·50인 이상 사모·기관투자자 대상 발행의 경우 평가가격의 90∼200%, 그 외에는 90∼400%로 정했다. 또 매도 수량이 발행주식 총수의 2% 이상으로 총액이 1억원 이상이고, 매도희망가격 및 매수호가가 당일 가격제한폭(±15%) 이내일 경우 매도 측이 한 명이고 매수 측이 다수인 경쟁매매 제도가 적용된다. 거래소 측은 거래 활성화 정도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과 마찬가지로 연속 경쟁매매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코넥스가 프리보드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 프리보드의 경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정규시장 밖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자금을 조달하도록 만든 시장이었다. 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번외시장'으로 인식되면서 소속기업들의 평판에 자격 미달이란 낙인이 찍혔고,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높은 리스크를 안아야 했다. 하지만 코넥스는 성장성 있는 기업들이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양성소'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지정자문인이 리스크를 지면서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완화됐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긴 해도 시장 안착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같은 코넥스 지수는 없나.
▲ 코넥스 지수는 내년 초부터 발표될 예정이다. 거래소 측은 최소 6개월 정도 실거래 자료가 확보된 뒤부터 지수를 산출하는 것이 선진시장의 관례라고 설명했다. 대신 시장정보와 거래량 등은 개장 직후부터 충실히 공표된다.
hwangc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30 05: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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