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작아지는 나노소자, 더 똑똑하게 설계한다-전자와 스핀의 양자수송 및 에너지 특성 예측을 위한 새로운 이론 확립
등록일 2020.07.15.
점점 작아지는 나노소자, 더 똑똑하게 설계한다
전자와 스핀의 양자수송 및 에너지 특성 예측을 위한 새로운 이론 확립
차세대 전자소자, 에너지소자, 양자소자 설계를 위한 시뮬레이션 방법론 개발
□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소자 설계의 기반이 되는 물리학 표준이론의 대안(alternatives)을 제시했다.
○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용훈 교수(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현대 양자수송 표준이론의 대안을 제시, 나노소자의 에너지 특성 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을 확립하고 소프트웨어로 구현 했다고 밝혔다.
□ 일상적으로 쓰는 가전제품에서는 전자가 입자적 성격을 띠고 옴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고전양식으로 흐르지만, 최신 전자제품에 들어있는 첨단 나노소자에서는 전자가 양자적 특성을 띠고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 원자나 분자 수준에서 단위정보를 처리하는 신개념 반도체 소자나 수소전지 같은 차세대 에너지 소자의 설계를 위해서는 이 같은 미시세계에서의 전자 및 스핀의 양자수송(quantum transport) 특성을 반영하여 소자의 동작을 미리 예측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 20세기 후반에 확립된 양자수송에 대한 표준이론은 나노소자를 채널영역과 그에 연결된 무한한 두 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열린 양자계(open quantum system)로 기술한다.
○ 이를 바탕으로 첨단 트랜지스터, 태양전지, LED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자의 구동을 해석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이 방법으로는 전도성 이외 무한한 전극이 포함된 소자의 에너지를 기술할 수 없어 에너지 소자의 설계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비평형 상태의 나노소자를 닫힌 양자계로 보고, 이 안에서의 양자수송 현상을 한 쪽 전극에서 다른 쪽 전극으로 전자가 광학여기(optical excitation) 되는 현상에 대응시키는 관점을 제안하였다 .
○ 또한 이를 통해 소자의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의 이론을 개발 하고 소프트웨어로 구현하였다.
□ 이 계산방식을 활용하면 소자의 전류-전압 특성 이외 에너지 특성까지 기술할 수 있으며, 특히 배터리 같은 에너지 저장소자, 촉매나 연료전지 같은 에너지 변환소자 등 원자 수준 에너지 소자 설계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7월 1일 게재 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김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
키워드
quantum transport, micro-canonical ensemble, optical analogy, nanodevices, variational nonequilibrium energy
논문명
Multi-Space Excitation as an Alternative to the Landauer Picture for Nonequilibrium Quantum Transport
저널명
Advanced Science
DOI
https://doi.org/10.1002/advs.202001038
저 자
이주호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김한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김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1. 연구의 필요성
○ 나노 스케일의 미세소자 내에서는 전자들이 옴의 법칙으로 대표되는 고전적인 양식으로 이동하지 않고 양자역학적 양상으로 움직인다. 전자가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잃고 방향을 바꾸면서 입자적 특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터널링과 같이 전자의 에너지나 파동함수의 특성이 보존되며 움직이는 것이다.
○ 현대 양자수송에 대한 표준이론인 란다우어 접근법은 열린 양자계 (open quantum system)를 전압강하(voltage drop)가 발생하는 채널영역과 평형상태에 있는 두 개의 전극으로 나누는 관점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IBM 연구소의 고체물리 연구부문을 이끈 롤프 란다우어에 의해 제안되었다.
※ 롤프 란다우어(Rolf W. Landauer) : 응집물질물리 분야와 컴퓨팅 분야에 걸쳐 중요한 업적을 남겼고, 전기전자학회(IEEE) 에디슨 메달을 수상하였다. 또한 미국 물리학회는 2015년부터 수여하기 시작한 양자컴퓨팅 분야 상을 란다우어와 그의 동료 찰스 베넷(Charles H. Bennet)의 업적을 기려 “란다우어-베넷 상”으로 명명하기도 했다.
○ 초미세 반도체 소자의 설계를 위해서는 원자수준의 정보를 반영하는 제1원리 나노소자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며, 기존 반도체 소자의 전산설계에도 제1 원리적 기법을 도입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 제1원리 전산모사 방법이란 슈뢰딩거 방정식을 원자 수준에서 직접 푸는 양자역학적 시뮬레이션으로, 전자밀도 범함수론이 대표적이다.
※ 전자밀도 범함수론(Density functional theory, DFT) : 물질을 구성하는 전자의 구조를 양자역학적으로 계산하는 방법. 고체 물리학자 월터 콘(Walter Kohn) 교수는 전자밀도 범함수론 개발 업적을 인정받아 1998년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 현재 제1원리 나노소자 수송특성 계산을 위해서는 란다우어 접근법을 토대로 비평형 그린 함수 계산을 수행하는 방식이 표준이다. 그러나 비평형 그린함수 방법론은 무한한 전극을 별도로 계산해서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계산의 정확성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소자의 에너지 정보를 추출할 수 없는 등 여러 한계가 있었다.
※ 비평형 그린함수(Non-equilibrium Green’s function, NEGF) 이론 : 비평형 상태에서 전자 등 양자시스템을 기술하는 다체계 양자역학 이론. 나노소자에 적용시 란다우어 관점을 토대로 소자 시스템을 반무한(semi-infinite)한 전극과 더불어 전압강하가 일어나는 채널 영역으로 나누고, 채널 영역의 전자밀도를 DFT와 결합된 NEGF 계산을 통해 도출하게 된다. 이때 반무한한 전극에 대해서는 고체 단위격자가 무한히 반복되는 특성을 활용하여 전극 덩어리 계에 대한 DFT 계산을 추가 수행하고 이를 통해 전극의 영향이 포함된 채널에 대한 DFT 기반 NEGF 계산을 수행하게 된다.
2. 연구내용
○ 기존의 란다우어-비평형그린함수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비평형 상태의 나노소자를 기술하는 새로운 관점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1원리 방법론을 개발하고 소프트웨어로 구현하였다.
○ 먼저 연구팀은 기존 열린 양자계에 대한 란다우어 관점에서 벗어나 전자의 양자수송 과정을 닫힌 양자계(closed quantum system) 내에서 한쪽 전극에서 다른 쪽 전극으로 전자가 광학 여기(optical excitation) 하는 현상에 대응시켰다.
○ 이 새로운 관점을 기반으로 기존 평형상태에 대해 에너지 최소화 계산을 하는 전자밀도 범함수론을 확장하여 제1원리 계산 내에서 인가 전압 효과를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확립하고, 다공간 제한탐색 밀도 범함수론(multi-space constrained-search DFT, MS-DFT)로 명명하였다.
○ 개발한 MS-DFT 방법론을 차세대 반도체 소자 후보로 꼽히는 단일 분자 소자에 적용하여 기존 비평형 그린함수 계산과 동등한 수준으로 전압이 인가된 구동 상태 소자의 전기적 특성 및 전자 전도 특성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였다.
○ 나아가 기존 비평형 그린함수 계산에서는 할 수 없었던 비평형 나노소자 에너지를 처음으로 보고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본 연구를 통해 전압이 인가된 나노소자의 전기적 특성이나 양자수송 특성 이외에 에너지도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게 되어, 전자소자 및 에너지소자의 특성을 통합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였다.
○ 제시한 이론은 전자소자 외에도 배터리 같은 에너지 저장소자, 촉매나 연료전지 같은 에너지 변환소자 등에 적용될 수 있다.
○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차세대 전자소자뿐만 아니라 신개념 에너지 소자, 나아가 양자수송 특성이 극대화 되는 양자컴퓨팅 소자 등의 연구에도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설명
(그림 1) 미세소자에서의 전력수송에 대한 새로운 양자역학적 개념 제시
(위) 전류의 고전역학적 수송과 양자역학적 수송의 차이 및 본 연구의 개념도. 나노 스케일의 미세소자에서는 전자들이 입자 특성을 가지고 옴의 법칙에 따라 흐르는 것이 아니라 파동함수의 특성을 유지하는 양자적인 수송 특성을 지니게 됨. 현대 양자수송의 표준이론은 1957년 발표된 란다우어 이론임.
(아래)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이론(다공간 제한탐색 밀도범함수론)의 개념 및 소프트웨어 구동의 모식도. 전자의 양자수송 현상을 다공간 전자여기 현상에 대응시켜 란다우어 관점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나노소자 설계 소프트웨어로 구현함.
출처 :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김용훈
(그림 2) 미세소자에서의 에너지 분포 예측으로 소자설계 기반 마련
MS-DFT 이론을 활용하면 전도 특성 이외에 비평형 상태에서 구동되는 나노소자에 대한 에너지까지 계산할 수 있어 기존의 양자수송 계산방법론에 비해 나노소자의 특성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
그림은 단일분자 소자에 대한 MS-DFT 계산을 통해 터널링 수송 특성 이외에 에너지를 변분적으로 도출하는 과정을 나타냄. 에너지 정보를 활용하면 배터리, 수소전지, 촉매 등의 에너지 소자 설계가 가능해짐.
출처 :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김용훈
연 구 이 야 기
<작성 : 김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전자의 양자수송 현상의 이해와 예측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나노기술과 더불어 그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음. 그 과학적 중요성 이외에 첨단 반도체 소자의 설계에 있어 양자수송 특성의 예측은 필수적임. 현재 원자수준 제1원리 양자수송 특성 계산을 위해서는 란다우어 이론을 토대로 하는 비평형 그린함수론 계산을 수행하는 방식이 표준적으로 채택되고 있음. 그러나 기존의 방법은 계산의 정확성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에너지 정보를 추출할 수 없는 등 여러 한계점들이 있었음.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현대 표준 양자수송 이론의 기반인 란다우어 관점의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압이 인가된 구동 상태의 나노소자 특성을 예측하는 새로운 제1원리 방법론을 확립함. 이번 성과를 통해 란다우어 관점에 기반을 둔 양자수송 이론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1원리 계산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함. 이번 성과를 활용하면 전압이 인가된 나노소자의 전기적 특성 또는 수송 특성 이외에도 에너지 정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기존 란다우어 양자수송 이론에 기반을 둔 나노 반도체 소자 전산설계 도구들에 비해 더욱 강력한 반도체소자 설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함. 대표적인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Synopsys 사의 QuantumATK와 같은 원자 수준 반도체소자 전산설계 소프트웨어 패키지 등과의 경쟁이 가능한 원천기술을 확보하였고, 이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산학연 연구자들과의 유기적인 추가 공동연구 및 협력 개발을 하고자 함.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제1원리 계산이나 반도체소자 전산설계 분야 모두 국내 원천기술 보유는 미약한 수준임. 본 연구를 기반으로 제1원리 양자수송 계산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의 신진인력을 양성하여 관련 학문, 산업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자 함. 특히 이번 성과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반도체 전자소자 이외에도 촉매, 연료전지, 배터리 등의 에너지 소자 연구로 확장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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