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R&D위한 눈물겨운 변신 "이래도 안와?"
[R&D 창조적 파괴가 답이다]<5회>중기, 정부 기대다간 하세월…R&D '고군분투' 현장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김하늬 기자 |입력 : 2014.02.05 07:00]
#플랜트 설비업체 우양에이치씨 (6,330원 상승160 2.6%)는 지난해 전 임직원 300여명이 3박4일 동안 일본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 회사는 2004년 처음 50여 임직원을 해외연수 보낸 후 1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 행사를 진행해왔다. 임직원을 보내는 규모도 10년 새 6배나 증가했다. 연수국가도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이어 일본까지 총 5개국으로 늘었다.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사 20여 곳의 170여 임직원도 초대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전 임직원 해외연수가 가능했던 건 이 회사 박민관 대표의 확고한 의지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고 이익을 내는 것은 모두 임직원과 협력사 덕분"이라며 "해외연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양에이치씨는 이렇듯 1년에 한번 회사 문을 닫고 전 임직원이 해외로 떠난다. 이러한 파격적인 리프레시 방식은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중견·중소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양에이치씨 이외에도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파격적인 복리후생을 시행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과 낮은 인지도를 차별화된 복리후생으로 상쇄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인력, 특히 연구개발(R&D)부문에 속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함으로써 회사의 영속성을 보장받으려는 전략이다.
반도체 개발기업 피델릭스는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라면 누구나 최대 3개월까지 휴가를 갈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제도'를 운영 중이다. 동종업종에 속한 넥스트칩은 10년 동안 근무하면 2주 간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10년 근속자와 그 가족의 해외여행을 위해 여행사에 400만원을 결제해주는 방식이다.
반도체 장비회사 로체시스템즈는 임직원 근속연한 및 직급에 상관없이 자녀가 국내외 어느 대학이던 입학할 경우, 전체 등록금의 50%를 지원한다. 전자부품업체 아이엠은 임직원의 석사와 박사 과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1년에 4명을 선발해 석사 2년 및 박사 3년 동안 들어가는 학비를 지원한다. 임직원이 학원 등 외부에서 받는 교육비용도 전액 지원한다.
디스플레이 장비회사 디엠에스는 임직원이 주택을 구입할 경우, 6000만원 한도 내에서 돈을 대출해준다. 셋째아이 출산 시 축하금 100만원과 함께 2년 동안 월 20만원의 양육비를 별도 지원한다. 자녀의 대학 입학 시, 연간 300만원 내에서 학비도 지원한다. 코넥스 상장사 비나텍은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정규직이다.
복리후생 외에도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거액을 쏟아 부어 판교 등 서울과 수도권에 R&D센터를 두는 경우도 있다.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디스플레이 장비회사 탑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판교테크노밸리에 연면적 1만5449㎡(4681평) 규모의 R&D센터를 완공했다.
이 회사의 R&D센터 건립비용은 2012년 연간 매출인 646억원의 30%에 달하는 총 185억원이었다. 박찬배 탑엔지니어링 전무는 "판교 R&D센터로 서울과 수도권 우수 인력들이 유입되면 회사의 중장기적인 먹거리 마련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탑엔지니어링 외에 엘오티베큠, 하나마이크론, 디스플레이테크, 아이디스 등 제조업에 기반을 둔 지방 중견·중소기업들이 지난해 대거 판교에 본사 혹은 R&D센터를 마련하며 둥지를 틀었다. 생산기반은 다른 지역에 두되, 연구진은 서울과 인접한 판교에 두며 거점을 이원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중소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인력을 일부라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에서는 시행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복리후생과 함께, 수도권에 R&D센터를 두는 등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로 살아남기 위한 노력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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