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지먼트]③잘 웃으면 입사가 보장되는 회사
입력시간 | 2014.01.24 01:01 | 류성 기자 star@
전직원이 웃음트레이너 자격증을 보유한 회사
신입이 회장에게 "최고이십니다" 인사 건네는 회사
바이오전문기업,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황을문 회장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최규상 한국유머전략연구소장] “당신은 최고이십니다. 당신은 대단하십니다. 하하하하하!!”
매일 아침 8시30분, 오후 4시 두 차례씩 10여분 가량 전 직원이 층별로 모여 ‘웃음 페스티벌’을 갖고 신나게 포복절도하는 회사가 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밸리에 있는 바이오 전문업체인 서린바이오사이언스(회장 황을문)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 전 직원 94명은 단 한명도 예외없이 모두 ‘웃음 트레이너’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전 직원 모두 3개월 과정의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땄다.
이 회사의 기업 문화도 독특하다. 이 회사는 ‘웃음 경영’을 ‘독서경영’, ‘지식경영’과 함께 3대 기업문화로 명문화하고 이를 회사 경영 전반에 전폭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웃음경영은 구성원들이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창조적 회사로 도약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갖고 있는 것을 감사해야 웃음이 절로 나온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지는 것이다. 웃어야 기분이 좋아지고 창조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판교 집무실에서 만난 황을문(61)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은 “매순간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살면 웃음은 저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내가 귀한 존재인 줄 깨달으면 웃음은 항상 함께 하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 관련 장비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인프라 전문업체로 지난 2012년 매출 537억 원 순이익 48억 원을 올렸다. 지난 2008년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매해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평균 30%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96년부터는 매주 월요일 조회 때마다 4명씩 전 직원이 돌아가며 상대편을 칭찬하는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연말엔 가장 많이 칭찬을 받은 직원을 뽑아 포상해준다.
칭찬 문화는 직원들의 평소 인사말에도 녹아 들어 있다. 인터뷰를 위해 회사 문을 열고 들어서는 데 처음 보는 한 여직원이 느닷없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최고이십니다”라며 인사를 건넨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지나가는 직원마다 “최고이십니다”라고 인사하니 기분만은 저절로 최고가 된다. 물론 신입 직원이라도 황 회장을 만나면 주저 없이 “회장님, 최고이십니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린다. 이 회사 가장 큰 회의장 이름도 ‘최고이십니다’룸이다.
웃음 트레이너답게 직원들의 표정도 여느 회사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심각하거나 어두운 표정 대신 모두가 하나같이 밝은 미소의 소유자들이었다. 사실 이 회사는 제대로 웃지 못하면 입사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기도 하다.
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은 직원 채용때 면접장에서 “한번 웃어 보세요”라고 면접자들에게 권유한 후 웃지 못하면 불합격시킬 정도로 ‘웃음 경영’을 중시한다. 한대욱 기자
웃음 최고주의를 고집하는 황 회장의 철학은 직원 채용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번 웃어보세요.” 황 회장이 신입 직원 면접장에서 반드시 던지는 질문이다. “열에 아홉은 웃어 보라고 하면 절대 웃지를 못한다. 기껏해야 헛기침만 몇번하고 미소만 짓다 만다. 웃지를 못하더라.” 물론 웃지 못하는 사람은 채용하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서 박장대소하는 사람은 다른 것은 보지도 않고 합격시킨다. 웃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어야만 가능한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어서 함께 일할 자격이 없다는 게 황 회장의 논리다.
이 회사는 직원 모두에게 매일 감사의 문구를 쓰게 하는 독특한 기업 문화도 갖추고 있다. 이 회사 인트라넷인 지식경영 시스템에 접속하려면 아이디와 패스워드 외에 별도의 칸에 짧더라도 항상 감사의 글을 써넣어야 로그인할 수 있다. 그 감사의 문구는 전 직원들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매일 쓴다고 대충할 수도 없게 돼 있다. “매일 살아 있고,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웃음이 나올 일이다.” 감사 문구 쓰기 아이디어는 이런 인생관을 전 직원들에게 공유하고자 황 회장이 직접 짜냈다고 한다.
황 회장의 집무실에 걸려 있는 달력의 마지막 날짜는 2014년 12월31일이 아닌 2083년 12월31일이다. 회장 집무실 뿐 아니라 이 회사 회의실이나 벽면에 걸려 있는 달력들의 마지막 연도도 하나같이 2083년이다. 1년 달력이 아닌 ‘100년’ 달력이다.
10~20년 반짝하다 사라지는 기업이 아닌 100년, 1000년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황 회장의 의지가 달력에 반영돼 있다. 물론 황 회장이 100년 장수기업을 자신하는 배경엔 ‘웃음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84년 설립됐으니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인생은 두 가지 종류밖에 없다. 웃어서 성공하는 인생과 웃지 못해 실패하는 인생이 그것이다.” 황 회장은 퍼니지먼트(Fun+Management)의 대가답게 인생의 성공과 실패도 웃음이라는 잣대로 간단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웃음을 강조하다 보니 황 회장은 사진을 찍을 때도 반드시 웃는 모습을 고집한다. 실제로 황 회장의 집무실에 걸려 있는 사진들을 보니 예외 없이 모두 웃는 얼굴이었다. 반면 사진 찍을 때마다 제일 싫어하는 구호는 ‘파이팅’이다. 인생이나 회사 경영 모두 심각할 필요는 전혀 없으며 오로지 웃으면서 매 순간을 감사하며 지내야 한다는 게 그의 인생관이다.
“긍정의 씨를 뿌리면 앞으로 1년, 3년, 5년 후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긍정의 수확을 거둔다. 반면 분노나 부정의 씨를 뿌리면 언젠가는 결국 분노나 부정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황 회장은 웃으면서 긍정적으로 일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돼 있으면 회사가 초일류 기업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전 직원이 웃으면서 긍정의 자세로 업무에 매진하게 되니 긍정적인 수확을 어느 회사보다 크게 거둘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실제로 웃음 문화가 회사 전체에 자리잡으면서 회사 직원들이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회사 직원 가운데 ‘일류 인재’가 많아진 것도 웃음 문화가 낳은 좋은 결실 가운데 하나라고 황 회장은 자랑했다. 황 회장이 생각하는 일류 인재와 삼류 인재의 구분점은 뭘까. “(시키기 전에) 제가 하겠습니다.” “(지시받고 나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웃음과 긍정적 사고로 무장한 일류직원은 전자의 대답을, 매사에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삼류직원은 후자의 응답을 한다는 게 황 회장의 경영자적 판단이다.
황 회장은 자신이 이 회사에서 일군 퍼니지먼트 성공 사례를 국내 기업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해 2년 내 문화경영컨설팅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특히 “현재는 펀 경영을 하려고 해도 참조할만한 게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며 “국내 퍼니지먼트의 대표 회사로 펀 경영의 노하우를 국내 업계에 체계적으로 전파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밝은 문화, 긍정적이고 웃음이 꽃피우는 문화를 가진 회사가 21세기에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황 회장은 “기업의 경쟁력은 기업 문화가 좌우하고 기업 문화 중 으뜸은 웃음 문화”라며 “회사에 웃음이 꽃피우는 문화가 자리 잡게되면 회사의 실적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웃으면 좋다’라는 식의 구호에서 끝나기 때문에 펀 경영이 국내 기업계에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내면에 최고 경영자의 웃음 경영에 대한 철학이 선행되어야 펀 경영이 일반화될 수 있을 것이다.” 황 회장은 펀 경영이 국내 기업문화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솔선수범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펀 경영은 물이 흐르듯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지, 아래서 위로 솟구칠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웃음은 자기 자신을 향한 최고의 사랑 표현이다.”
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은 전직원 94명을 웃음트레이너 자격증을 획득하게 하는 등 펀 경영을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대욱 기자
[최규상 소장의 유머콕칭!]
[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최규상 유머발전소장 힐링 인터뷰
1. 작은 실천으로 웃음문화를 만들어라.
웃음에너지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먼저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 웃음은 물듦이다. 웃음의 가치를 제대로 몰라도 반복해서 웃게 되면 서로가 웃음의 가치와 의미에 물들게 된다. 지속하는 것이 힘이며 문화가 된다. 업무 시작 전 15초 웃고 시작하기, 눈빛만 마주치면 “최고이십니다”인사하기,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언어 사용하기 등은 어렵지 않다.
2. 자기를 사랑하게 하라.
황을문 회장은 모든 웃음과 펀의 시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나는 내가 좋아”라고 말한다. 자신의 위대함을 볼 수 있어야 타인의 위대함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즐거움을 알아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 당연히 고객을 사랑하는 힘을 갖게 되는 순간 성과로 이어진다. 매 순간 “나는 내가 좋아”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세뇌시켜라. 진정한 즐거움은 자기사랑에서 나오고 이것이 바로 마음경영이다. 마음경영이 웃음경영의 핵심이다.
3. 웃는 사진만 찍어라.
사람은 평생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오직 거울을 통해서만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표정은 내 표정을 반사해주는 거울이다. 신은 인간을 진흙으로 빚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굳을 수밖에 없다. 얼굴도 굳어가면서 인생도 따라서 굳어간다. 직원카드에 웃는 사진을 붙이고, 책상에도, 회사복도에도 직원들의 웃는 사진을 붙이자.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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