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역량이 기업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하드웨어(HW) 경쟁력 제고에 집중했던 국내 기업들은 최근 SW 인재 확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견·중소기업도 업종을 막론하고 SW 인재 채용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하지만 막상 채용에 나서도 ‘마땅한 인재’가 없는 게 고민거리다. 일부 대기업은 해외 인력 채용으로 부족함을 채우고 있지만 중견·중소기업은 별다른 방법이 없다. 기존 직원의 역량을 높여 신규 채용을 대체하는 기업도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인재가 필요하다면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대학 SW 전공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SW 전공자도 입사 후 곧바로 실무 투입은 어렵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유명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인재도 실무에 투입하기 까지 1~3년은 족히 걸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학 교육이 대부분 이론에 집중돼 실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소 SW기업 관계자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초기 몇 년 동안은 실무에 투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습과 현장교육에 집중한다”며 “유명 대학 졸업자도 입사 초기에는 실무 능력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대안으로 제시되는 게 비트컴퓨터가 운영하는 비트스쿨, MDS테크놀로지의 MDS아카데미와 같은 전문 교육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그동안 경쟁력 있는 실무 인재를 배출해왔으며, 최근 SW 인재 확보가 강조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도 SW 인재 양성을 위해 전문교육기관 활용을 활성화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대학 복수전공 확대와 민간 전문교육기관 활용으로 2017년까지 SW 고급인력을 3000명 양성한다는 목표다. 단기연수 후 전문교육기관에서 실무교육을 받는 형태로 SW 전문가를 길러낼 방침이다.
NHN이 설립한 SW 전문인재 양성기관 NHN NEXT에 기대도 크다. 지난해 처음 입학생을 받은 NHN NEXT는 졸업생을 2~3년차 재직자 수준의 ‘현장형 SW 인재’로 양성한다는 목표다. 다양한 전공 출신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어 융합형 인재 배출이 기대된다.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협회·단체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일부 대기업 외에는 대부분 체계적인 교육 체계를 갖추지 못해 협회·단체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한국SW기술진흥협회 등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지원도 적극 활용해야
정부 지원 정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부는 인재 양성을 SW산업 활성화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으로 ‘SW 바우처’가 있다. 미래부는 중소기업에 장기 재직하는 SW 개발자를 대상으로 재교육을 지원하는 바우처를 보급하는 한편 SW기업 밀집지역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해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SW 바우처를 활용하면 저비용으로 미래부가 지정하는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고급 연구자를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인력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2017년까지 총 8000명의 석·박사급 연구자를 기업이 원하는 SW 분야 문제해결형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기업 임베디드SW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업부는 민간기업의 교육과정을 활용해 임베디드SW 인재를 양성하는 ‘민관 협력형 SW 아카데미’를 개설한다. 국책 연구기관이 주도해 중소기업의 중간관리자급 SW 인력을 고급인재로 만드는 ‘심화형 재직자 교육’도 신설한다.
대기업 퇴직 전문가, 국책 연구소 인력 등 고급인재의 중소기업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기술인재 공급 및 활용 지원사업’ 추진 시 SW기업에 가점을 부여하고, 지원대상을 대기업 퇴직 SW 인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SW마이스터고가 기업 인재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제9차 마이스터고 지정에서 SW마이스터고 선정이 이뤄지면 오는 2015년 개교가 가능하다. 마이스터고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집중 교육을 수행하는 만큼 업계 기대가 높다.
미래창조과학부 주요 SW 인력양성·교육 사업(출처:미래창조과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