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현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들을 접할 때면 한번쯤 이런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의 연원은 어디고 또 누가 만들까? 상기 열거한 기술들은, 美 ‘MIT미디어 랩’에서 아이디어와 기술, 예술 간의 융합을 바탕으로 산업화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현재 지구촌의 대표적 ‘아이디어 발전소’이자 ‘꿈의 연구소’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MIT미디어 랩’은 1985년 설립된 이후, 창조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성공 신화로 언급되고 있다.
창조경제를 시대의 화두로 안고 있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MIT미디어 랩’과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중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나누고, 합쳐 볼 수 있는 ‘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가 있는 시점에 정부는 온라인 ‘창조경제타운’을 개설함과 더불어, 지난 18일에는 경기도 판교를 한국형 ‘MIT미디어 랩’이라 할 수 있는 ‘지역기반형 콘텐츠코리아 랩’ 조성지로 최종 선정했다. 선정 결과가 말해 주듯, 경기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창조산업과 창의인재 양성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 수와 경제활동인구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이며, 판교 지역 근로자 중 창의계층의 비율이 31%로 전국 평균의 1.5배에 이른다. 또한 부천의 만화·애니메이션, 고양의 방송·영상, 안양의 스마트콘텐츠, 파주의 출판 클러스터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클러스터가 이미 구축되어 있어 연관 산업 간의 소통-융합을 통한 협업 여건도 매우 좋다. ‘지역기반형 콘텐츠코리아 랩’은 전 국민이 누구나 시설을 이용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소통형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를 통해 전통 제조업,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이 만나고, 영화인과 게임 개발자가 만나 새로운 창작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창작품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에서 시작하여 자금, 행정, 법무, 유통 지원까지 전문가가 참여하며, 전 과정을 경기도가 책임진다. 금번 ‘콘텐츠코리아 랩’은 세 가지 측면에서 기존 창업 보육시설과 차이가 있다. 첫째는 창업 초기가 아닌 아이디어 생성 단계부터 지원한다는 것이다. 둘째, 실적 요건 없이 순수한 아이디어의 가능성만을 보고 지원한다. 셋째, 특정 장르별 지원이 아닌 융합과 협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융합의 장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 몽상가들의 ‘판’이자, 이를 이어주는 ‘교(다리)’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다. 아울러 같은 시설에 구축 예정인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한 창업지원 인프라를 통해 더욱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자원이 부족하지만, 사람과 아이디어가 자원인 한국에서 ‘콘텐츠코리아 랩’, ‘경기문화창조허브’와 같은 시설은 ‘함께 참여하고 만드는 창조경제’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핵심을 ‘지식자산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창출형 성장’이라고 봤을 때, 경기도 ‘콘텐츠코리아 랩’을 통한 성공사례의 도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경기도는 창조경제 실현의 진원지이자 그 경험과 지식을 전국 모두가 나누는 중심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모든 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열정과 아이디어만 가지고 오십시오. 경기도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라고. 최동욱 경기콘텐츠진흥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