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4] ARM 기술 담은 반도체, 연간 100억대 거뜬
바르셀로나=박정현 기자
입력 : 2014.02.27 18:34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만드는 회사다. ARM의 엔지니어들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고안해, 삼성전자(005930) (1,341,000원▼ 1,000 -0.07%), 퀄컴, 인텔, 프리스케일 등 반도체 제조사들(협력사)에게 기술 라이선스를 준다. 쉽게 말해 밥을 맛있게 짓는 비법을 연구한 다음, 그 비법을 돈을 받고 파는 것이다.
이렇게 ARM의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회사들은 각자의 시스템을 얹은 반도체 칩을 만든다. 이 칩들은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등 인터넷에 연결되는 제품이라면 대부분 들어간다. ARM홀딩스의 제프 추 이사는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기자와 만나 “작년 한 해에만 우리 협력사들이 출하한 ARM 기반 반도체 칩이 100억대를 넘었다”며 “누적 1000억대는 더 짧은 시간 안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추 이사는 이날 기자에게 ARM의 파트너사(고객)들이 ARM 기술을 토대로 만든 쌀 한톨보다도 더 작고 얇은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보여줬다.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전자기기 안에 들어가서 시스템을 제어하고 명령을 내리는 초소형 컴퓨터라고 볼 수 있다. 구글이 최근 인수한 자동 온도 조절장치 네스트(Nest Labs)에도 이러한 ARM 기반 마이크로컨트롤러(코텍스-A)가 들어갔다. 네스트는 실내에서 쓰는 온도조절장치나 화재경보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네스트의 제품은 온도와 연기만을 감지하는게 아니라 사용자가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했다가 자동으로 온도를 맞춰주고 사람이 집에 있는지 없는지를 감지해서 온도를 조절한다. 온도조절장치가 특정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려면 그 안에서 시스템을 제어하고 명령을 내리는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마이크로컨트롤러가 하는 것이다.
네스트는 극히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네트워크 장비, 서버, 건물, 자동차 등 수많은 사물들에 ARM 기반 칩이 들어간다. 제프 추 이사는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는 없지만, 전세계 60억대의 전자제품에 ARM 기반 칩이 들어가 있다”며 “사물인터넷(IoT)의 근간을 이루는 ARM의 기술 덕분에 올해도 Io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은 MWC 2014에서 작은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의 기술이 들어간 주요 협력사들의 제품을 전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태블릿, 소니의 스마트폰 등 겉으로 보기에는 ARM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MWC 2014에 공개된 웬만한 웨어러블 기기에도 ARM 기술이 적용됐다. 이미 알려진 것만 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핏비트, 페블, 퀄컴 토크 등으로 다양하다.
제프 추 이사는 “어떤 웨어러블 기기에 우리 기술이 들어갔는지는 밝힐수 없다”면서도 “2018년에는 4억8500만대의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ARM의 기술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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