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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머슴살이' 10년만에 센서 유형 '호허니' 출시 화제

하이거 2014. 3. 16. 12:41

'삼성 머슴살이' 10년만에 센서 유형 '호허니' 출시 화제

People/ 신동명 필아이티 대표

 

김수연 기자|입력 : 2014.03.16 12:0

 

​대형 보험사 영업맨에서 IT회사 대표로 인생 항로를 180도 바꾼 인물이 있다. 대신생명보험(현 현대라이프) 차장으로 근무하다 2000년 휴대폰 관련 솔루션 개발사로 자리를 옮긴 신동명씨. 그가 바로 최근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센서 유형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솔루션을 개발·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필아이티'의 대표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이 보험맨은 "10여년을 필아이티에서 몸담으니 이제 ‘반(半) IT인’이 됐다"고 자부한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신 대표를 만나 필아이티의 미래를 그려봤다.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 'IT 깡통'에서 'IT 통'으로

2000년 설립된 이 회사의 사명 ‘필아이티’(phill-IT)에는 ‘IT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집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신 대표가 필아이티의 대표를 맡은 것은 2003년부터다. 그 전까지는 회사 설립자인 SK텔레콤 출신 지인이 이 회사의 대표로 재임했다. 신 대표는 “필아이티의 인사·재무 총괄을 시작으로 2004년부터 회사 업무 전체를 지휘하게 됐다”며 “10년 이상 이 회사에 몸담으면서 비IT인이었던 제가 이제는 반쯤 IT인이 됐다”고 말했다.

2000년대 피처폰 시대부터 모바일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 온 이 회사는 현재 ‘스마트폰’이라는 성장의 큰 물줄기를 만난 상태. 현재까지 이 회사의 주요 매출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외주개발이다. 삼성 스마트폰의 시스템,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모든 분야의 과제를 맡아온 것.

지난해 발생한 70억원의 매출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개발 실적이며, 전체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 발주물량이 7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현대 엠엔소프트, 현대 오트론 등 기타 기업들의 외주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
 

사진=머니위크 류승희 기자


◆ “머슴살이 10년, 독립 준비 마쳤다”

‘한단계 점프’를 준비하는 필아이티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자체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신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아이티의 삼성전자 의존도는 거의 100%였고 지금도 주요 수익처가 삼성전자 외주개발이다"며 "현재 삼성전자 의존도를 차츰 줄여나가고 있으며 자동차 내비게이션, 센서 제품 개발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올해 단독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며 “지난해까지는 ‘남의 집 머슴’ 살고 품값을 받아 생계를 유지했다면 올해부터는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센서 유형의 독자적인 솔루션으로 ‘내 집 일’을 하면서 식구(직원)들과 함께 비전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이 회사는 스마트폰 연동 혈중알코올농도·구취 및 공기오염도 등을 측정하는 솔루션 ‘호허니’(Hohoney)를 출시하고 코엑스에 전시한 바 있다. 전시회장에서 40여개 업체가 공급계약 및 가격협상 의지를 전해왔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호허니는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타입의 구취 및 알코올 측정센서를 통해 구취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은 물론 사람이 인식하지 못하는 실내공기오염도까지 측정한다.

혈중알콜농도 측정은 0.00~0.35%BAC(g/dL)까지 가능하며, 구취의 경우 4단계로 나눠 측정결과를 보여준다. 공기오염도의 경우 0~100까지 센서의 산소결합형 오염물질을 측정한다. 스마트폰 단자를 통해 측정하고 호허니 앱에서 그 결과를 보여준다.

혈중알콜농도, 구취, 공기오염도 등의 측정결과는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SNS와 메일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GPS를 통해 사용자위치를 감지, 가장 가까운 대리운전이나 콜택시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제품에 대한 반응은 해외 쪽에서도 오고 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중국의 아날로그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과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일본의 IT업체 등과 호허니 공급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 대표는 “스마트폰 개발 용역만으로는 회사 성장을 도모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직원들의 미래 비전을 채워주기가 쉽지 않다”며 “독자적 솔루션 개발도 이러한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앞으로 필아이티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 업력을 살려 생활 속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센서 유형의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판 중인 호허니의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측정 기능의 정확성을 높여 상반기 2만대, 올해 100만대를 생산·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대표는 자체 솔루션 사업과 기존 개발 용역 사업을 합산해 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프로필
- 1964년 5월 5일생(충북 증평)
- 1990년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1989~2001년 대신생명보험(현 현대라이프) 차장
- 2003년~ 필아이티주식회사 대표이사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