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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삼환하이펙스]잠들지 않는 판교밸리...꿈틀대는 '창조경제' 현장

하이거 2013. 5. 7. 08:03

잠들지 않는 판교밸리...꿈틀대는 '창조경제' 현장

[르포]IT, BT, CT 등 첨단 업종, 기업들 속속 입주...첨단기업간 '협업' 가속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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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의 여유로운 오후 한때.

#지난 3일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15분만에 도착한 판교역. 편한 캐주얼 차림으로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과 10분정도 걷다보면 화려하고 독특한 모양을 갖춘 건물들이 늘어선 웅장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경기 성남 삼평동에 자리잡은 판교테크노밸리다. 정보기술(IT)를 비롯해 제조기반 첨단업종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둥지를 틀면서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바로 그 곳이다. 신정부 출범 이후 창조경제의 개념을 놓고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 일부 산업계 인사들은 판교밸리에 가면 창조경제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왜일까.

#저녁시간을 한참 넘긴 오후 9시 무렵에도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어둠이 내리지 못했다. 어린이날을 낀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건만 건물마다 조명이 환하게 켜진 곳들이 대부분이었다.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A씨는 “최근 많은 기업들의 R&D센터가 새롭게 입주한데다 게임이나 소프트웨어(SW) 기업도 많다보니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연구소쪽은 새벽에도 불이 켜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사실 연구열정으로 24시간 불을 밝히는 산업단지는 판교밸리만은 아니다. 하지만 판교밸리에서는 이 같은 연구 열정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역동적으로 엮이는 ‘창조적’ 기업간 협업과 협력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게임, SW, 바이오, 전자부품, 반도체 등 관련기업들이 속속 집결하면서 동종 기업간 협력 뿐 아니라 이종산업간 협업이 추진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마련돼서다. 여기에 전자부품연구원(KE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내로라하는 연구기관들도 거점을 마련하면서 창조적 협업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판교밸리기업들과 판교테크노밸리지원단은 지난해 12월 판교테크노밸리포럼을 출범시켰다. 이 포럼은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가 바로 입주기업간 교류 및 사업 협력 활성화다. 사업적으로 관계가 있는 기업을 모아 R&D 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사업 모델을 기획하는 과제개발연구회를 별도로 운영할 정도다.

최근 판교밸리 25개 입주기업 임직원들이 판교에 위치한 자동차부품회사 만도의 글로벌 R&D 센터를 방문했다. 임직원들이 1200여명의 연구인력을 두고 이 연구센터를 방문한 것은 같은 판교에 뿌리를 내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업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이동훈 판교테크노밸리지원단 기업지원팀장은 “대기업은 웬만해선 외부에 연구소를 개방하지 않는다”며 “판교에 입주한 기업간 협력이 올해부터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실 산업단지가 지속 발전할 수 있는 요인중 하나는 입주기업 종사자들의 만족도다. 특히 판교는 서울에서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과 주변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머지않아 KTX역, 호텔, 백화점 등도 들어서는 등 인프라는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이렇다보니 600여 입주기업, 3만여 종사자들의 만족도도 다른 산업단지나 클러스터와는 비교할 수 없다.

B씨는 “판교는 수원 보다는 인프라가 잘 돼 있고 강남보다는 덜 번잡하고 녹지, 하천 등이 회사 바로 옆에 있어 주변 환경이 쾌적하다”며 “판교예술의거리 등 공터에서 인디밴드, 대학동아리 등이 공연을 하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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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 내 다산타워 건물 화장실. 깔끔한 인테리어리가 호텔 못지 않다.
개별 기업들도 아낌없는 직원복지 투자에 나서고 있다. C씨는 “회사 건물에 별도의 카페가 있고 수면실, 샤워실, 모유 수유실 등이 있다”며 “회사의 규모를 떠나 우리가 이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팀장은 “판교테크노밸리는 국내 그 어떤 산업단지나 연구단지보다도 입주기업의 질이 높다돲며 돱대기업, 강소기업이 모인 이 곳은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연구 중심지로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돲고 강조했다.

밤 12시. 판교밸리의 도로는 어둡고 조용했지만, 사무실들의 불은 아직도 다 꺼지지 않았다. 그 곳에서는 회사를 넘어, 한국경제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판교역과 주유소 근처에는 수십여대의 택시만이 퇴근하는 그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