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에 '한국뇌연구원 서판길 원장' 선정(생체 신호전달 기전의 패러다임을 정립하여 세계 과학기술 선도)
과학기술안전기반팀 작성일 2020.07.01.
2020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 선정
▪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생체 신호전달 기전의 패러다임을 정립하여 세계 과학기술 선도)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우일)는 2020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서판길(68세) 한국뇌연구원 원장을 선정하였다고 2일 밝혔다.
□ 서판길 원장은 생명현상 이해의 기본개념인 ‘신호전달 기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그 연구결과를 세계 최고수준 학술지인 셀(Cell),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등에 발표하여 전 세계적 연구방향을 선도하는 등 우리나라 생명과학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드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ㅇ 서 원장은 신호전달의 핵심효소인 포스포리파아제C(PLC)*를 세계 최초로 뇌에서 분리정제하고 유전자를 클로닝하는데 성공하였다. PLC를 매개로 하는 신호전달 과정을 분자, 세포 및 개체수준에서 작동원리를 정립해 세계 생명과학계를 주도하였다.
* PLC : 외부자극으로 세포막 인지질을 분해하여 두 가지의 2차 신호전달물질인 IP3와 DAG를 만드는 효소
ㅇ 또한, 생체 신호전달의 기본개념을 확장하여 줄기세포 분화의 정교한 조절 과정을 규명하였고, 신호전달 과정의 불균형은 세포성장 이상을 유도하고 암이나 다양한 뇌질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난치병 진단·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ㅇ 서 원장은 ’20년 2월말 기준 348편의 논문을 국제 저명학술지에 게재하였으며, 개별 연구자가 축적한 연구성과의 우수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논문의 피인용수 14,000번 이상, H-Index 62(Web of Sciencce 기준)로 생명과학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과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ㅇ 아울러, 2019년 뇌과학 올림픽이라 불리우는 ’제10차 세계뇌신경과학총회(IBRO 2019)‘를 대구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직전 대회의 2배에 가까운 100개국 4,500여명의 참석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국제학술대회를 우리나라에 유치‧개최하여 국가 과학기술의 국제 경쟁력과 위상제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국제 협력 기반마련을 위해서 지속 노력해 왔다.
□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업적이 뛰어난 과학기술인을 발굴하여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고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3년부터 시상해 온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인을 위한 상이다.
ㅇ 그 동안 이 상을 수상한 과학기술인은 총 43명(‘20년 수상자 포함)으로 자연분야(이학) 15명(35%), 생명분야(의약학, 농수산) 15명(35%), 공학분야 13명(30%)이다.
ㅇ 올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후보자 공모 및 추천에 착수하여 총 21명의 후보를 접수하고 3단계 심사과정(전공자심사–분야심사–통합심사)을 거쳐 최종 1명을 선정하였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7월 3일(금)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는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개회식에서 수상자에게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할 계획이다.
<참고> 1. 수상자 공적요약
2.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개요
참고 1 2020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 공적 요약
ㅇ 인적 사항
∙ 성 명 서 판 길 (徐 判 吉)
∙ 소속/직위 한국뇌연구원 / 원장
∙ 전공분야 생명과학 (세부 전공 : 생화학 )
ㅇ 주요 학력 및 경력
∙ '18 ~ 현재 한국뇌연구원 원장
∙ '10 ~ '18 울산과학기술원 연구부총장/ 생명과학부 교수
∙ '89 ~ '10 포항공과대학교 연구처장 / 생명과학과 교수
∙ '88. 8.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생화학 (박사)
∙ '83. 2.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생화학 (석사)
∙ '80. 2.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학사)
ㅇ 주요 수상 현황
∙ '17.12.28 기초연구진흥공로 장관 표창(과학기술정보통신부)
∙ '14.03.21 아산의학상 (아산복지재단)
∙ '07.08.03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과학기술부)
∙ '05.05.04 제1회 영암문화상 대상 (영암문화재단)
ㅇ 주요 공적 내용
생체신호전달기작을 기반으로 생명현상 기본개념을 정립하여 세계 과학기술 선도
1. 신호전달의 핵심효소인 포스포리파제 C(PLC)의 분자적 정체 규명
· 뇌에서 세 가지 PLC 동위효소를 세계 최초로 분리 정제 및 유전자 클로닝
2. PLC가 매개하는 신호전달 과정의 분자적 기작을 규명,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
· 동위효소 특이적인 작동원리를 분자 간 결합에 의해 결정되어 고유한 활성기작을 통해 특정 조직에서 작동함을 밝힘
3. 암 발달 과정의 특이적 신호전달 기작 규명 및 표적분자 발굴
· 새로운 항암제 발굴에 PLC-γ1를 표적분자로 하는 새 항암제 개발 가능성 제시
4. 줄기세포 분화를 조절하는 신호전달 과정을 밝히고 분화조절 물질을 발굴
· 줄기세포의 치료 목적으로서의 활용 가능성 제시
5. 운동에 의한 뇌 생리기능 조절 표적단백질 발굴 및 역할 규명 / 뇌 신호전달 이상에 따른 뇌 질환 발병기작 규명 등
6. Cell, Science, Nature, PNAS, JBC 등 348여 편 논문발표. 총 피인용횟수가 14,000여회, H-Index는 62(Web of Science)로 세계 최고 수준 연구성과 창출
7. 국제학술대회(ICCB, IBRO, ICBL) 조직위원장으로 성공적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제 경쟁력 및 위상제고
8. 과학기술의 대중화 및 연구활성화를 통해 현장 중심의 정책과 제도 수립을 주도하여 우리나라 과학기술 기반 구축 기여
참고 2 2020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서판길 원장) 인터뷰
서판길 원장은 지난 40여년 동안 생체 신호전달 연구에 전념해 온 생명과학의 선구자로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기본개념인 ‘생체 신호전달 기작’의 작동원리를 정립해 세계 생명과학계를 선도하고 있다.
서 원장은 생체 신호전달 기작의 핵심효소인 PLC 매개 신호전달 과정을 분자, 세포, 및 개체(in vivo) 수준에서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역할을 밝혀내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함으로써 세계 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서 원장은 생체 신호전달의 기본개념을 확장하여 줄기세포 분화의 정교한 조절 과정을 규명하였고, 신호전달 과정의 불균형이 세포성장 이상을 유도하여 암을 일으키거나, 뇌신경 질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난치성질환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서 원장은 매년 15편 내외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CiteScore(스코푸스 분석지표)에서 최근 10년간 발표한 논문의 80%가 상위 25% 이내에 오르는 등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연구논문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지료로 사용되는 `H-인덱스`는 `62`로 국내 의생명과학자중 최고 수준이다. 끊임없는 연구열정으로 생명과학 연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서판길 원장의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o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 우선 이렇게 큰 상을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장관님, 그리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국내 과학기술분야 최고의 명예와 권위를 자랑하는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저와 함께 연구현장에서 노력하고 도와주신, 그리고 아낌없이 지원하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0년 동안 과학자의 길을 걸어오며 우리나라 생명과학을 선도하고 세계적 위상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기도 하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생화학을 전공한 이후, 연구자로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국민들이 주시는 과학기술계 최고의 상을 받게 되어 이 길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받아온 모든 연구비를 지원해준 국민과 제 첫 출발인 포스텍을 설립한 포스코의 노력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영광입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변함없는 자세로 꾸준한 연구를 통한 혁신 인재 양성과 국가 과학기술 성과 창출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o 원장님이 연구하신 분야는 생명현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함께 각종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나아가 치료법까지 개발 가능하기에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특히 생체신호전달 연구에 도전하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 분자수준에서 생명과학 연구는 195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왓슨(Watson)과 크릭(Crick)의 DNA 구조 발견으로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의 본체를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생화학, 유전학의 발전과 분자생물학의 태동에 시초가 되었습니다. DNA 구조 발견 이후 생명과학은 방대한 발전의 역사를 써 가고 있습니다. 과학철학자 쿤(Kuhn)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명과학 역사는 패러다임 전환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흑사병, 결핵, 암 등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공격에 인류는 바이러스의 발견, 아스피린 발명, 항암 유전자 발견 등 과학사의 한 획을 긋는 연구로 대응해 왔습니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이 새롭게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데, 인류는 다시 패러다임을 바꾼 새로운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는 생명과학 연구의 영원한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구환경 집적화, 학제간 연구, 데이터의 과학화 등을 통해 이제는 생명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명현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o 사실 일반 국민은 생체신호전달 연구가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원장님께서 연구하고 계신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앞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개념인 신호전달 기작은 최근 생명과학에서 핵심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생명체는 시스템, 세포, 분자, 시스템 간에 소통(Communication) 언어의 촉발자인 호르몬, 성장인자, 스트레스, 사이토 카인 등과 같은 많은 세포 외부 자극을 받아 생체안에서 일련의 연쇄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과정을 신호전달(signal transduction)이라고 합니다.
신호전달은 분자․세포 네트워크를 따라서 형성되는 소통과 기능 조절 중심의 기작입니다. 세포 외부의 특이적 신호나 변화를 세포막 수용체가 인지하면 세포 내 단백질들이 체계적이고 역동적인 변화를 일으켜, 생리활성 분자의 합성 및 활성화, 유전자 발현, 세포 성장 및 분열 등 다양한 생체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저는 생체 신호전달 기작의 핵심효소인 Phospholipase C(PLC)를 세계 최초로 뇌에서 분리정제하고 유전자를 클로닝한 뒤, PLC를 매개로 하는 신호전달 과정을 분자, 세포 및 개체 수준에서 독자적이고 체계적으로 역할을 밝혔습니다.
또한 저는 생체신호전달의 기본개념을 확장하여, 세포의 분화 및 성장은 정교한 소통으로 조절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며, 이에 대한 신호전달의 불균형은 세포성장 이상을 유도하여 암을 일으키거나 다양한 뇌질환을 초대한다는 기작을 찾아내어 질환의 병인 해석에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였습니다. 즉 신호전달의 문제가 생체내의 소통과 항상성 이상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암, 당뇨, 뇌질환 등을 낳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저의 연구성과는 질환의 진단, 치료에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대표적 예로 뇌에서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협력해 신호전달의 균형을 이루는 데, 두 기작이 불균형할 경우 조현병을 비롯한 여러 정신질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처럼 신호전달 기작은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o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앞으로 도전하게 될 연구는 어떤 내용인가요?
- 우리 국민들이 세금으로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생명과학의 연구특성상 정보통신 분야와 같은 빠른 성과 창출, 피부에 와 닿는 성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매우 송구스러움을 느끼며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합니다.
이제 생명과학분야에서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빠른 성과창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해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축적된 첨단 과학기술 기법 및 장비, 연구 고도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연구결과를 데이터화 하여 이를 분석하므로 세포나 동물에서 드러난 원리가 인간에게도 적용하는지 확인하는 연구방식, 즉 데이터 기반 연구가 될 것입니다. 많은 의학정보의 근거가 통계에 기반을 두거나, 분자나 세포 수준의 연구 및 동물 실험에서 나온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여러 가지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실제 인체에서는 다르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포, 동물, 인체의 모든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하는 연구가 아닌 함께하는 연구”, “학제 간 연구” 그리고 “테이터 분석을 통한 선순환 중개연구”에 주력코자 합니다.
기존 중개연구 방식으로는 원리규명, 기전연구만 가능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빠르게 적용하는 신약, 치료제, 예방기법 적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간에게서 드러난 생명현상의 이상 증상, 질환의 원인을 다양한 실험방식, 학제 간 과 중개 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합니다.
21세기 들어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활용이 가능하기에 본격적으로 선순환 중개연구를 활성화 해야 합니다. 저는 현재 한국뇌연구원 원장으로 뇌 연구 분야의 임상 증상을 기초 연구에 접목하고자 하며, 특히 퇴행성 뇌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또한 해외 유수 대학, 연구기관과 생명과학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연구를 수행하여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신진 연구인력 양성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o 연구와 더불어 과학기술 대중화와 인재양성에도 힘을 쏟고 계신데요. 연구자이자 스승으로서 함께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저는 연구원의 핵심가치로 “성장”과 “성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아직 성숙은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숙은 간단합니다.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것입니다. 제 연구분야가 세포간의 소통을 핵심으로 삼듯 항상 이해하고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듯 항상 연구하고 배움에 있어 만족하지 말고 질문하며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지식을 얻기 위해 항상 토론하고, 신지식인(Value-edited person) 가치관 아래 “독립적․독창적․주도적” 연구역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없어 못 한다”,“안 된다”는 사고를 전환하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고, 기존 사실과 틀에 항상 도전하는 혁신적 자세와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4가지를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자세를 바탕으로 항상 배운 인재가 되지 말고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배울 인재”가 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의 가까운 친구이자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팀 헌트 교수가 “과학자에게 즐거운 시간은 짧고, 좌절의 시간이 더 많은 법이다. 과학은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고, 과학으로 성공하려면 수도사처럼 일 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처럼 연구현장에서 늘 좌절하고 어려움을 겪지만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과학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라 열정을 가지고 즐기면서 노력하기를 거듭 당부드립니다.
o 연구자로서 연구철학, 좌우명 등이 있으시면 소개해주세요.
-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융통성 없이 한길만 고집하는 외골수 사람이라는 안 좋은 뜻도 있지만 저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반드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운이라는 것도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과 정성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발명가 에디슨이 “인생의 비극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도달하려는 목표가 없는 데 있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 말도 참 좋아합니다.
과학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집중력을 가져야 합니다. 연구를 실패하더라도 계속 횟수를 늘려 지식과 역량을 축적하고 또 그 속도를 높여 나아가야 합니다. 혁신은 많은 정보를 얻고 경험을 조금씩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이뤄집니다. 30년 동안 과학자로 나름 논문도 발표하고, 국가 R&D 정책변화를 유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저 스스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젊은 신진 연구자들이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산파(産婆)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o 앞으로 원장님의 연구분야에서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연구 성과는 무엇인가요?
- 재작년 말(2018.12월)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국가 뇌연구 활성화와 성과 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작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구시 등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대학, 병원, 출연연, 산업체와 연계한 임상정보 기반 빅데이터 스테이션 구축, 첨단 뇌 분석 장비 구축,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등 다양한 해외 유수 연구기관, 대학과의 협력연구도 강화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인간 뇌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었지만 알려진 게 많지 않습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많은 선진국에서 국가 단위의 프로젝트를 수행 중으로 뇌연구 선점을 위해 각축하고 있으며, 또 기존의 혼자 하는 연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은 2017년부터“국제뇌연구협의회(International Brain Initiative)”를 구성해서 인류의 마지막 연구영역인 뇌를 연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뇌연구 전문 국책연구기관의 수장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연구비를 한 푼이라도 낭비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하며, 빠른 시일 내에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뇌연구 경쟁력을 가지도록 방향을 잡고,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신진 연구인력을 키워내는 기반을 다지는 게 저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미래 첨단과학기술의 핵심인 뇌연구를 활성화 하여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또 뇌와 관련된 산업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목표는 복지국가인데 이는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특히 의생명과학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향해 늘 정진하겠습니다.
o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난 20세기까지 생명과학은 생명현상을 관찰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람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밝혀지면서 생명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나 결과를 분자 수준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즉 과학적 해석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생명현상에 대한 연구하는 것을 생물학이라고 하지 않고 생명과학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 추세는 다양한 분자들로 구성된 생명체의 해석이나 건강한 삶을 갈구하는 사람의 무한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적 접근과 생명원리 기반에서 공학적 활용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과학은 과거와 달리 학제 간 연구를 기본으로 합니다. 저는 생명과학을 전공했지만 타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 발명과 연구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 나간다면 미래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learn the past, diagnose the present, create the future” 3가지를 준수한다면 과학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후학들에게는 남보다 나으려면 남이 안한 일을 하라,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분업해서 그리고 동료와 공유하고 함께 해라, 동반자와 같은 꿈을 꾸고 소통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o 감사합니다.
참고 3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개요
□ (추진배경)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뛰어난 업적의 과학기술인을 발굴·시상함으로써 과학기술인의 명예와 자긍심 함양
* 「과학기술상」(’68제정) →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03)
□ (자격요건) 세계적인 연구개발 업적 및 기술혁신으로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분
* 대한민국 국적 및 국내 업적을 중심으로 수상자 선정
□ (수상자 선정) 전공자심사 및 분야심사를 거쳐 통합심사위원회에서 최종 1명 선정
□ (시상내용) 대통령상 및 상금 3억원
□ 역대 수상자 현황('03~'19) : 총 42명
수상연도 성명(수상당시 소속․직위)
2003 김규원(서울대 약대 교수), 김진의(서울대 자연대 교수)
2004 윤덕용(KAIST 교수)
2005 신희섭(KIST 책임연구원), 이재영(KAIST 석좌교수), 유 룡(KAIST 교수)
2006 김성훈(서울대 약대 교수), 황준묵(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황창규(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2007 임지순(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최진호(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
권욱현(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서진석(연세대 의대 교수)
2008 김기문(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민계식(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최양도(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 송호영(울산대 의대 교수)
2009 강석진(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이현순(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 담당부회장), 서유헌(서울대 의대 교수)
2010 김광수(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한민구(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오우택(서울대 약대 교수)
2011 노태원(서울대 물리학부 교수), 백기엽(충북대 원예학과 교수),
박승정(울산대 의대 교수)
2012 신성철(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윤보현(서울대 의대 교수)
2013 김빛내리(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박종일(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2014 권오현(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기명(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
2015 이용희(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특훈교수), 정용환(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재료기술개발단장)
2016 현택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권오준(포스코 회장)
2017 이상엽(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황규영(KAIST 특훈교수)
2018 강봉균(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박진수(LG화학 부회장)
2019 장석복(KAIST 화학과 특훈교수), 김기남(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